인텔, 독일 등 유럽에 10년간 반도체 110조원 투자

독일·아일랜드·이탈리아에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 구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3/16 07:26    수정: 2022/03/16 17:02

인텔이 오는 2032년까지 총 800억 유로(약 109조 6천억원)를 투자해 유럽 전역에 반도체 생태계를 새로 구축하겠다고 15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밝혔다. 그동안 대만 TSMC 등 아시아 지역에 편중되었던 반도체 생산 역량을 유럽에 분산하겠다는 의도다.

인텔은 지난해 3월 반도체 종합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IDM 2.0' 전략을 공개함과 동시에 미국과 유럽 등 비(非)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건립을 시작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해 4월 유럽 주요 국가를 방문하며 후보지를 선택하기도 했다.

인텔이 15일(미국 현지시간) 유럽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사진=인텔)

■ 독일에 내년부터 23조 들여 새 생산시설 건립

인텔은 지난 해부터 유럽 내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독일을 검토해 왔다. 지난 해 6월에는 바이에른 주 뮌헨 서부의 폐쇄된 공군기지가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기도 했다.

인텔이 낙점한 곳은 독일 작센안할트 주도인 마그데부르크다. 인텔은 오는 2023년 상반기부터 총 170억 유로(약 23조 2천800억원)를 들여 새로운 반도체 생산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인텔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 생산 시설 조감도. (사진=인텔)

이 시설은 오는 2027년부터 0.1nm(나노미터) 수준의 미세 공정을 일컫는 옹스트롬 수준의 제품을 생산한다.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미국 오하이오 주 생산 시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리본펫'(RibbonFET)과 전력전달 기술 '파워비아'(PowerVia)를 이용한다.

■ 아일랜드 생산시설도 16조 들여 2배로 확충

인텔은 내년(2023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아일랜드 북동부 레익슬립 내 반도체 생산시설 내 제조 공간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확장 사업에는 120억 유로(약 16조 4천360억원)를 투자한다.

이 시설에서는 EUV(극자외선) 기반 인텔 4 공정에서 타일 구조 새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를 생산한다.

인텔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중인 아일랜드 레익슬립 소재 팹 34 생산시설. (사진=인텔)

인텔은 또 "이탈리아에서 후공정 생산 담당 시설을 위해 정부와 협상중이며 협상 타결시 45억 유로(약 6조 1천700억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과 아일랜드, 이탈리아 투자 금액을 모두 합하면 약 330억 유로(45조 8천860억원)에 이른다.

■ 유럽 전역 대학교·연구소와 공동 기술 개발 진행

인텔은 각종 생산 시설 뿐만 아니라 유럽 내 여러 대학교·연구기관과 협력해 유럽 내 반도체 연구개발(R&D) 역량도 확대하기로 했다.

프랑스 플라토 드 사클레 지역에는 고성능 컴퓨팅과 AI(인공지능) 설계를 담당하는 연구개발 허브가 설립된다. 또 2023년을 목표로 폴란드 그단스크 지역 인텔 연구소를 두 배 규모로 확장중이다.

인텔은 유럽 내 대학교/연구소와 반도체 관련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인텔)

이와 함께 벨기에 소재 세계 최대 규모 비영리 반도체 연구소인 IMEC, 네덜란드 공과대학,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협업도 강화한다. 또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와 공동 연구소도 설립한다.

■ 향후 5년간 차세대 생산시설 로드맵 완성

인텔은 이날 투자 계획 발표를 통해 2023년 아일랜드(인텔 4), 2025년 미국 오하이오(인텔 18A)에 이어 2027년 독일 마그데부르크까지 이어지는 차세대 생산시설 로드맵을 완성했다.

또 지진이나 잦은 전력 공급 중단,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대만 TSMC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된 독일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인텔이 미국 오하이오 주에 건립할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 조감도. (사진=인텔)

IDM 2.0 전략의 일부로 추진되는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첨단 공정 제품의 안정적인 생산을 원하는 고객사를 잡기 쉬워졌다.

■ 올 초부터 625억 달러 투자 약속...작년 매출액 80% 수준

인텔은 지난 1월 말 미국 오하이오 주에 올 하반기부터 총 200억 달러(약 23조 8천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개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2월 초순에는 오픈소스 기반 명령어세트(ISA) 표준화 단체인 리스크V(RISC-V) 인터내셔널에 10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또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한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에 총 54억 달러를 썼다.

인텔은 지난 2월 이스라엘 소재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인텔)

여기에 유럽 신규 투자 금액인 330억 유로를 합하면 앞으로 지출될 금액은 약 625억 달러(약 77조 8천440억원)다. 이는 지난 해 인텔 전체 매출(790억 달러, 약 98조 3천940억원)의 약 80%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