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 치솟았다

1345.5원 마감…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수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고점이었던 전 거래일 종가 1339.8원을 경신한데다 1340원 선이 뚫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최고치다.

23일 오후 장 마감 직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경.(사진=KB국민은행)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외환당국, 금융감독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원화 가치 하락세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해나가겠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이 우리 경제의 재무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고 국제수지를 악화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잘 대비해나가겠다"고 발언했다.

이후 외환당국 측도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임원회의서 "금감원은 외환시장과 단기금융시장 등 취약한 고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의 주요 리스크요인을 모니터링하고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을 앞두고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가 얼만큼 오를 것인지 이번 발언을 통해 윤곽을 잡을 것으로 예측 중이다. 대부분 시장은 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언)' 발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