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웹2 게임을 웹3로 재출시하는 사례가 꽤 있었다. 그런데 웹2 게임과 웹3 게임 이용자가 서로 다르지 않다. 재미 없었던 게임은 웹3로 나와도 똑같이 재미가 없고, 실패할 수밖에 없다. 메이플스토리는 이런 측면에서 웹3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매우 적합한 IP다."
강대현 넥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어돕션 컨퍼런스'에서 웹3 게임 IP로 메이플스토리를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대현 COO는 행사 기조연설을 맡아 넥슨이 지속 가능한 웹3 게임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구축 계획을 소개했다.
웹2 게임 내에서도 이미 웹3와 비슷한 현상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었다는 게 강 COO의 분석이다. 이용자가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분에 따른 보상을 받고, 이에 따라 생태계가 성장하는 사례들로 게임 플레이어들이 자체 대회를 개최하거나,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게임 커뮤니티를 구축해 활동하는 모습 등을 짚었다.
강 COO는 "게임을 운영하다 보면 자체적으로 커뮤니티가 생기고, 그 커뮤니티가 여론을 주도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비공식 커뮤니티나 거래소, 비공식 웹툰 및 파생 게임 등으로 나타나는 이런 현상들을 통제하려는 관점에서 다뤘는데, 이런 현상들을 게임 내에서 지원하면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게 웹3 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웹3 게임을 구축하기 위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를 선택했다. 게임 이용자와 대체불가토큰(NFT) 창작자들이 충분히 유입되게 하기 위해 웹2 게임으로서 이용자 흥미를 충분히 이끌어낸, 영향력이 증명된 IP를 활용하겠다는 것.
다만 웹3 게임을 흔히 지칭하는 데 쓰이는 'P2E'란 용어는 지양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강 COO는 "경제적 요소만으로는 게임 운영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P2E 게임은 웹2보다 게임 수명과 이용자 규모 측면에서 매우 적으며 게임 수익도 투자자들이 상호적으로 획득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P2E보다는 창작자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C2E(Create to Earn)'을 상대적으로 강조했다. 강 COO는 "크리에이터가 메이플 유니버스 생태계에서 게임, 디앱을 만들고, 이용자를 위한 P2E 요소를 넣는 'C2P2E' 형태를 지향한다"며 "좀더 고도화된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개발사를 위해 IP 기반 SDK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메이플스토리에 누적된 치장성 아이템 3만2천800개, 캐릭터 52종도 이런 측면에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기사
- "불편한 지갑으론 웹 3.0 대중화 못한다"2022.07.24
- "탈중앙화 구현 웹 3.0, 호환 인프라가 핵심"2022.07.19
- "상반기 블록체인 웹3 노린 해킹으로 2.6조원 피해"2022.07.08
- "웹3가 뜨긴 뜨나"...MS도 '이 회사'에 투자2022.03.16
메이플스토리 IP가 NFT 생태계에서의 경쟁력도 이미 증명하고 있다고 봤다. 강 COO는 "메이플스토리 빵을 출시했는데, 편의점 화물 트럭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으면 구매가 거의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희소한 씰은 고가에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강 COO는 "넥슨은 복잡한 생태계를 퀄리티 있게 운영해낼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고, 이런 역량을 무기로 웹3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며 "향후 다른 넥슨 IP로도 웹3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