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일 기록적인 폭우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의회 구의원들이 제주도로 연수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인천 미추홀구의회에 따르면 전체 구의원 15명 중 12명은 의회사무국 직원 5명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40분께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구의회 관계자는 '제9대 의회 개원 합동세미나'를 주제로 한 이번 연수에 대해 구의원들이 앞으로의 의정 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의정 방향을 계획하는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8일부터 인천지역에 누적 최대 391㎜의 폭우가 내려 미추홀구 곳곳의 상가와 도로 등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구의회에서 연수를 강행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낮 용현동에서는 상가 1층이 침수돼 내부에 있던 4명이 구조됐고, 같은날 용현동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구의원들의 2박3일 제주도 의정연수 경비마저 자부담 없이 순수 구민의 혈세가 지급된 것으로 파악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연수는 1대 의회 개원 이후 전례가 없었던 알려졌다.
또 구의회는 이번 폭우 피해로 연수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숙소나 비행기 값 등 경비 위약금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로 연수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의 세미나 개최 등을 위한 교육경비 예산이 따로 편성된다"면서 "이번 9대 구의원 중 70%가 초선이라 연수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수에 참여한 구의원들 모두 전날 밤늦게까지 지역구에서 침수 피해 등에 대한 의정 활동을 마무리한 뒤 출발한 것"이라면서 "현재 배상록 미추홀구의회 의장 등은 지역에 남아 복구 현장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복구 상황이 마무리되는 대로 배 의장도 늦게 연수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추홀구 주민 A씨는 "침수 피해로 복구가 막막한 상황에서 세금으로 구의원들이 제주도 연수를 떠나 황당하다"면서 "취임 한달여만에 벌써 구민들은 뒷전인 구의원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날 오전 이영훈 인천 미추홀구청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 폭우로 미추홀구 주택 침수 57건, 도로 침수 162건, 토사 유출 5건, 상가·지하도 등 기타 13건의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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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구청장은 "미추홀구는 다세대 주택이 워낙 많은 구도심 지역이라 침수 피해가 상당히 우려된다"면서 "산사태 취약지역인 학익1동은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