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5일 5G 중간요금제 가입자 모집을 시작한 데 이어 KT가 이르면 이주 내에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전망이다.
5G 요금제의 월 데이터 제공량 10GB와 100GB 사이에서 소비자 선택지가 없다는 지적에서 시작된 중간요금제 논의가 통신 3사 간 대대적인 5G 요금제 개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정부 안팎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월 5만9천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은 뒤 KT는 월 6만2천원에 데이터 30GB를 제공하는 약관을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월 데이터 10GB에 5만5천원, 100GB와 110GB에 6만9천원의 요금제를 판매해왔다. 두 회사는 두 요금제 사이의 ‘중간’을 24GB와 30GB로 설정한 것이다.
■ SKT 24GB에 KT·LGU+ 30GB 이상
SK텔레콤은 월 24GB 요금제를 설계하면서 데이터 트래픽 헤비유저 1%를 제외한 99%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을 고려해 내놨다.
KT는 SK텔레콤보다 월정액 3천원을 높이면서 데이터 제공량을 25%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최종적인 월정액 수준은 정부와 협의를 거치면서 바뀔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KT의 최종 출시 요금제를 보고 중간요금제 대응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SK텔레콤, KT와 비교해 LG유플러스는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고를 범위가 넓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LG유플러스는 월 5만5천원에 12GB, 월 7만5천원에 150GB의 요금제를 갖추고 있다.
■ 기존 요금제 조정 가능성도 높아져
KT와 LG유플러스의 행보에 따라 중간요금제 논의는 데이터 제공량을 넘어 월정액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까지는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보다 늘려야 한다는 정치권과 소비자 시민단체의 주장이 오갔지만, 통신 3사 간 요금 설계에 따라 중간요금제 앞뒤 구간 요금제의 월정액 조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요금제 설계를 고려해 데이터 제공량을 더 늘리기 어려우면 경쟁사 요금제의 대응 차원에서 월정액을 다소 낮추는 선택지를 고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가입자당평균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월정액을 낮추는 선택이 어렵더라도 중간요금제는 기존 요금제 상품과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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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같은 요금 재설계 눈치싸움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 5G 통신은 투자 대비 기대수익을 여전히 만족하기 어려워 공격적인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놓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3사가 5G에서 주력으로 판매할 요금제 구간에 대한 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요금 경쟁은 가입자 이탈을 최소한 방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