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 오른 다누리, 앞으로 여정은?

올해 12월 달 도착, 내년 1월 임무 시작

과학입력 :2022/08/05 08:15    수정: 2022/08/05 09:32

다누리가 5일 아침 8시 미국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달을 향한 135일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팰컨9에서 분리되면 이후 모든 과정은 오롯이 다누리의 몫이다. 발사 후 다누리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달에 가게 될까? 

5일 오전 8시 8분 미우주군기지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기자 40번 발사장에서 다누리를 탑재한 팰컨9 발사체가 발사됐다.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공동취재기자단)

다누리는 발사 후 40여 분이 지난 시점에 지구에서 1천 655㎞ 떨어진 지점에서 발사체 팰컨9에서 분리된다. 발사 후 45분 무렵에는 달 전이궤적에 진입한다.

발사체 분리 후 작동하는 자동 프로그램에 따라 발사 후 약 51분경 자세를 태양을 향하게 하고, 태양전지 패널을 펼쳐 전력 생성을 시작한다. 지상국과 첫 교신도 이때 이뤄진다.

이후 24시간 동안 초기 점검을 통해 자세 결정, 궤도 결정, 고이득 안테나 전개 등이 이뤄지고, 각종 장치가 활성화된다. 이 과정들이 완료되면 비로소 정상 운용 모드에 들어서고 본격적으로 달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 BLT 방식으로 4개월 반 여정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BTL) 방식으로 4개월 반에 걸쳐 595만 6천㎞를 날아 달로 이동한다.

BLT는 행성 간 중력을 활용해 비행하는 방식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 달로 가는 것보다 연료를 25% 절감할 수 있다.

다누리 발사 후 달 궤도선 전이궤적 및 달 궤도 진입 과정 (자료=과기정통부)

다누리는 지구와 달을 지나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까지 간 후 지구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 발사 후 약 54일째에 지구에서 155만㎞ 떨어진 지점까지 간다. 이후 지구 중력을 활용해 달 궤도로 이동, 12월 중순 자체 추진제를 활용해 달 궤도에 들어선다.

달 궤도에 진입한 다누리는 여러 번에 걸쳐 속도를 늦춰가며 목표한 달 상공 100㎞ 궤도에 들어선다. 12월 말까지 이 작업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임무에 들어간다. 이때가 되어서야 다누리 프로젝트가 진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달 궤도 진입 후 1년 간 임무 수행

다누리는 달 상공 100㎞의 임무 궤도를 하루에 12번 공전하며 달 관측과 과학임무를 수행한다.

다누리는 ▲영구음영지역 카메라(섀도우캠)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탑재체 등 달 관측을 위한 6개의 탑재체를 갖고 있다.

다누리에 실린 6개 탑재체 (자료=항우연)

섀도우캠은 햇빛이 들지 않아 캄캄한 달의 남북극 음영 지역을 관찰하는 장비다. 이 지역에는 얼음이 많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는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려는 미국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위한 착륙지 선정이나 탐사 후보지 탐색, 기지 입지 선정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섀도우캠은 미국이 개발해 탑재를 요청한 장비다.

광시야편광카메라는 달에서 반사되는 빛의 편광을 분석해 달 표면 상태를 조사한다. 고해상도 카메라는 우리나라가 개발하려 하는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찾는 역할을 한다. 자기장측정기는 잘 표면의 자기장을 관측해 달의 진화 과정 등을 탐구하기 위한 장비다. 감마선 분광기는 달 감마선을 분석해 달 자원을 파악한다.

다누리에 설치된 쉐도우캠. 쉐도우캠은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이 개발했으며, NASA 요청에 따라 다누리에 탑재됐다. (자료=항우연, 아리조나주립대)

또 우주에 여러 위성과 우주정거장 등을 잇는 네트워크 노드를 구축해 우주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우주인터넷 실증 장비도 실려 있다. 통신 환경이 열악한 우주에서 지연이나 끊김이 있어도 효과적으로 통신을 복구해 안정적 인터넷 환경을 만들 수 있다. BTS의 노래와 각종 이미지 파일 등을 전송하는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 임무 완수 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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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의 임무 수행 기간은 1년이다. 이후 연료가 떨어지면 다누리는 조금씩 달 중력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추락한다. 이때 달 표면을 보다 가깝게 관측하면서 보다 상세한 데이터를 보내는 마지막 임무를 할 수도 있다. 

1년이 지나도 연료가 남는다면 임무가 연장될 수 있다. 같은 궤도를 돌며 임무를 계속할 수도 있고, 움직임을 일부 수정할 수도 있다. 항우연은 4-5개 정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어떤 시나리오는 특정 탑재체에 유리하고, 또 다른 시나리오는 오래 더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등 시니리오에 따라 장단점이 있다"라며 "2023년 중반 쯤 다누리에 남아있는 연료량을 예측해 그 양을 가지고 어느 시나리오를 선택했을 때 가장 최적화된 연장 임무가 될 것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