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오케스트로 총괄대표 "글로벌 클라우드 생태계 마에스트로 될 것"

2018년 대학원 동료들과 창업...클라우드 관련 전 솔루션 개발해 공급하며 시선

인터뷰입력 :2022/08/04 08:25    수정: 2022/08/04 14:23

한때 그는 기타리스트를 꿈꿨다. 대학 졸업 후에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에서 10여년간 일했다. 대학원에서 만난 동료들과 2018년 창업을 한 그는 지금 글로벌 유니콘 소프트웨어 기업을 꿈꾸고 있다. 김민준 오케스트로(OKESTRO) 총괄 대표는 여의도 본사에서 최근 기자와 만나 "대한민국에는 아직 글로벌 유니콘 소프트웨어 기업이 없다. 오케스트로가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보려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케스트로는 우리나라 정부 클라우드 표준인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개발한 클라우드 전문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사람, 기술, 세상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 위에서 연결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컨설팅, 솔루션(SW),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클라우드 구축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고객 중심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명 오케스트로는 오케스트라+마에스트로 합성어

회사 이름 '오케스트로'는 오케스트라+마에스트로 합성어다. 그는 한때 '뮤지션'이였다. 청년시절 록밴드와 재즈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군에서는 군악대에서 일했다. "하모니”를 가장 중요시 한다"는 그는 사명(社名)에 대해 "클라우드 기술용어에 오케스트레이션이 있는데 이와 상관없고 오케스트라가 갖고 있는 조화로움이 좋아 그렇게 지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악기에서 각기 다른 경험과 성향의 연주자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를 지휘자가 하나하나의 특성을 이해하고 수용해 '천상의 하모니'로 만들어 내는게 너무 좋다는 것이다. "오케스트로 창업과정 에서도 우리 모두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의 심정으로 구성원들의 하모니를 생각했다"면서 "클라우드라는 복잡하고 다양한 특성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로 만들어 내는 과정도 그렇다"고 들려줬다.

김민준 오케스트로 총괄대표. 최근 첫 투자 유치로 200억원을 받는 등 클라우드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위한 A부터 Z까지 솔루션 보유

오케스트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A부터 Z까지 풀스택 솔루션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김 총괄대표는 "글로벌 외산 제품도 구현하지 못한 기능들을 독자 기술력으로 구현해 국내 뿐 아니라 많은 국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오케스트로는 클라우드 전환 및 설계 컨설팅부터 구축, 운영을 위한 클라우드 솔루션(제품) 7종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지능형 클라우드 최적화 관리 솔루션 '심포니AI(Symphony A.I.)'를 비롯해 '콘트라베이스'(Contrabass, 오픈스택 기반 SDDC IaaS 솔루션), 'OKESTRO CMP'(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관리 플랫폼), '트롬본'(Trombone, 자동화 환경의 CI와 CD 환경을 지원하는 데브옵스 솔루션), '비올라'(Viola, 오픈소스 기반 쿠버네티스 네이티브 PaaS 솔루션), '튜바'(Tuba, 빅데이터 기반의 데이터옵스 솔루션), '트럼펫AI'(Trumpet A.I., 머신러닝 모델의 데브옵스를 지원하는 MLOps 솔루션) 등으로 모두 악기 이름을 따 지었다.

7개 제품 보유...2017년 첫 제품 AI옵스 플랫폼 '심포니AI' 선보여

7개 제품 중 제일 먼저 나온 것이 2017년 출시한 AI옵스(AIOps) 플랫폼 '심포니AI(Symphony A.I.)'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IT시스템이 겪는 장애, 자원 재배치 등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해준다. 또 빅데이터, 머신 러닝, 자동화 라는 세 키워드로 IT운영 환경을 효율화하기 위한 주기적인 분석 및 리포팅도 제공한다. 2020년 6월 정부에서 우수SW에 부여하는 GS인증도 받았다. 이 제품에 대해 김 총괄대표는 "기존의 평면적 클라우드 방식을 탈피한 새러운 패러다임의 지능형 클라우드로 전환해주는 제품"이라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인공지능 기반 최적화로 사람 직관을 넘어선 최적의 클라우드 운영방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심포니AI'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제품이 오픈스택 기반 IaaS 플랫폼(SW) '콘트라베이스(Contrabass)'다. 고객의 레거시한 IT운영 환경을 SDDC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아키텍처로 전환해주는 제품이다. SW로 컴퓨팅(SDC), 네트워크(SDN), 스토리지(SDS)를 정의, 제어해준다. 흔히 클라우드 기반이라 불리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는 레거시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에 대해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전문 영역이다.

PaaS보다 IaaS 솔루션에 주력..."글로벌 기업에 기술 뒤지지 않아"

김 총괄대표는 "IaaS는 PaaS보다 어렵고 힘든 기술이다. 국내기업이 IaaS보다 PaaS에 더 치중하는 이유다. IaaS는 OS, 미들웨어,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백업, 보안 등 여러 벤더들과의 호환성이 핵심이어서 초기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기업들이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면서 "오케스트로도 창업 초기에 개발자 입장에서 손쉬운 PaaS를 먼저 시작하려 했지만 클라우드 산업 근간이 되는 IaaS에 대한 경쟁력 없이는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점하고 오케스트로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IaaS에 전사 역량을 과감히 투자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콘트라베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괄대표는 "우리는 IaaS 솔루션 부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라면서 "최근 국가 기관, 금융기관 및 국내 대기업 등에서 시험검증(POC) 비교평가를 통해 성능과 기능 및 서비스 안정성과 연속성 면에서 글로벌 IaaS 기업 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아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케스트로 팀장 이상 리더들이 참여한 최근의 확대경영회의 모습. 일부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스케일 업과 다운, 스케일 인과 아웃 네 기능 모두 구현 우리가 유일"

클라우드는 컴퓨팅 자원을 늘리고 줄이는 것이 자유로운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기술은 쉽지 않다. 김 총괄대표는 "IaaS는 스케일 업과 다운(컴퓨팅 자원을 수직적으로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과 스케일 인과 아웃(컴퓨팅 자원을 수평적으로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 등 네 가지 기능을 필요로 하는데 이 네 가지를 무중단으로 동시에 지원하는 IaaS 솔루션은 우리가 유일하다" 면서 "글로벌 기업도 이들 네 가지 기능을 다 구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IT강국이 된 이유는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를 주도했기 때문이라면서 클라우드도 IaaS와 같은 클라우드의 근간 기술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클라우드 운영 및 관리 솔루션인 CMP 분야도 클라우드 기업 간 선점 경쟁이 뜨거운 분야다. 국내 클라우드 관리 시장은 최근 멀티&하이브리드가 대세가 돼가고 있는데 오케스트로는 '오케스트로 CMP'를 통해 오케스트로 클라우드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해 가고 있다. 특히 '오케스트로 CMP'는 우리나라 정부 클라우드 표준인 전자정부 클라우드 플랫폼의 표준 아키텍처에 적용됐다. 행안부를 비롯해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등 대형 공공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국방, 금융 및 대기업, 민간 CSP 기업이 오케스트로 CMP를 채택했다. 이 회사 CMP는 웹포털(사용자 포털, 관리자 포털, 제공자 포털)은 물론 코어 엔진(서비스 카탈로그, 미터링, 통합인증 및 암호화, 운영 자동화)과 관리(프로젝트 관리, 자원요청관리, 서비스 카탈로그 관리, 자원 현황 관리, 연계 인터페이스 관리) 부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게 해준다.

"2019년 CMP 개념 첫 제시...기술과 시장 창출 증명"

김 총괄대표는 "요즘 클라우드 화두는 CMP"라며 "과거엔 CMP가 단순히 포털이였는데 지금은  플랫폼이 됐다"고 진단했다. CMP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일원화해주고 표준화해줘 잡한 클라우드를 관리해야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SW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배달의 민족 플랫폼을 예로 들며 "어디서 구매해도 동일한 프로세스에 동일한 결제를 제공한다"며 "클라우드에서의 CMP 역할은 이처럼 복잡한 클라우드 프로세스들을 표준화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케스트로가 2019년 CMP 개념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할 때만 해도 많은 고객과 기업이 CMP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CMP를 이야기한다. 이는 오케스트로가 클라우드 기술과 시장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오케스트로는 클라우드 상에서 개발과 운영을 자동화해주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 중 하나인 '데브옵스(DevOps)' 솔루션 '트럼본(Trombone)'도 공급하고 있다. '데브옵스'는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을 합한 말이다. 개발과 운영 담당자가 연계, 협력하는 개발 방법론이다. 오케스트로가 내놓은 '트럼본'은 CI와 CD 파이프라인 기술을 활용해 개발과 운영을 자동화, 데브옵스 환경을 제공한다. 자동으로 빌드-테스트-정적분석-배포를 하게 해줘 개발자가 소스 변경 이외에 추가적인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아도 되게 해준다.

이들 제품 외에 오케스트로는 오픈소스 기반 쿠버네티스 네이티브 PaaS 솔루션 '비올라(Viola)'와 빅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옵스(DataOps) 솔루션 '튜바(Tuba)', MLOps 솔루션 '트럼펫 AI(Trumpet A.I.)'도 개발,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기술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 총괄대표는 "최고 전문가를 투입해 전국 단위 제품 및 기술지원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전국 단위에 동일한 수준의 클라우드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초 경영진 재편...30대 김영광 전 경영전략본부장을 대표로 선임

오케스트로는 지난 7월초 경영진에 변화를 줬다. 단독 대표였던 김민준 대표는 총괄 대표로 M&A와 투자 등 대외 분야를 담당하고, 대신 김영광 전 경영전략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영광 신임 오케스트로 대표는 1993년생으로 대학 3학년 재학 중 오케스트로 창업초기에 합류, 개발팀 팀원으로 시작해 영업컨설팅 팀장, 전략기획 실장, 경영전략 본부장을 거쳤다. 경영, 기술, 영업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역량을 인정받으며 오케스트로의 빠른 성장에 기여했다.

오케스트로 직원은 현재 130명이다. 임직원이 연구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최고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회사는 새 사옥을 마련했다. 서울 랜드마크인 여의도 파크원 43층 전체 층을 임차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 총괄대표는 "새로 이사하는 곳에 카페를 만들기 위해 바리스타 2명을 채용했다. 카페가 완성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층에 있는 카페가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카페이름은 블로노트43(Blue note 43)으로 지었다. 블루노트는 재즈나 블루스를 연주할 때 장음계에서 3도와 5도, 7도를 반음 내려 연주하면 매우 블루지한 느낌을 주는데 이를 일컫는 용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뉴욕에 있는 재즈 클럽 이름이 블루노트이기도 하다. 김 총괄대표는 "일반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음계지이만, 블루스나 재즈할 때 잠깐 짬깐 사용하면 매우 훌륭한 하모니를 만든다"면서 "더욱 더 좋은 하모니를 만들기 위한 오케스트로 임직원들의 놀이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블루노트 43' 카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로가 새로 이사하는 곳에 조성할 카페 내부 모습. 지상 43층에 위치해 있다.
오케스트로가 새로 이사하는 곳의 카페 내부.

IMM인베스트먼트서 첫 투자 유치로 200억 받아...첫 수출도 성공적 마무리

오케스트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성과도 나왔다. 해외 시장 중 처음으로 터키에 '콘트라베이스'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작년에 설치를 시작, 올해 마무리했다. 국내 대기업과 공동으로 추진해 결실을 얻었다. 내년부터는 대규모 증설 확대가 계획돼 있다. "우리 제품을 한번 쓰면 반드시 재구매가 일어난다"는 그는 "우리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엄청나게 빠른 기술과 시장변화를 이해하고 선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오케스트로는 작년에 135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 2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300억 이상이 예상된다. 상반기에 이미 200억 원 이상을 수주했다. 회사는 적극적인 인재 확보와 M&A로 오케스트로 클라우드 플랫폼 생태계 확대를 위한 공격 경영에 나섰다. 플랫폼 생태계 확대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수적인데, 앞서 오케스트로는 지난 6월 IMM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인프라 9호 PEF에서 2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회사 설립 후 첫 투자유치다. 당시 기업가치를 1500억 원으로 인정받았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올 상반기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가 6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쿠팡, 우아한형제들, 크래프톤, 무신사, 직방 등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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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기업가치 5조에 상장...글로벌 클라우드 생태계 완성할 것"

첫 번째 투자 유치를 통해 든든한 동반자를 얻은 김 총괄대표는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로드맵을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브릿지 투자로 3000억원 가치(밸류)에 150억원 추가 유치가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시리즈 B라운드로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어 2025년에 C라운드를 거쳐 2027년 기업가치 5조에 상장(IPO)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클라우드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한 이후 AI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그는 "5년 안에 클라우드 위에 AI서비스를 융합해 오케스트로 글로벌 플랫폼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어 글로벌 시장을 강조하며 "우리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인재와 함께 우리를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투자자와의 시너지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오케스트로는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국내외 다양한 기술기업과 클라우드 플랫폼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태동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생태계를 완성해낼 것"이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