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상승 악재에도 '승승장구' 삼성SDI…'질적성장' 전략 통했다

니켈·코발트·망간 등 주요 원자재 장기 계약으로 '리스크햇지'…고부가 배터리 '젠5' 판매 호조 한 몫

디지털경제입력 :2022/08/03 17:27

지난주 국내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발표됐다. 이번 2분기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건 단연 원자재 상승에 따른 배터리 판가 연동 문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인상된 원자재가격을 배터리 판가에 적용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삼성SDI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배터리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양극재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주요 원자재로 사용된다. 최근 니켈, 코발트, 망간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라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지난 3월 7일 니켈은 톤당 4만2천955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0% 가까이 폭등했다.

삼성SDI 본사 전경

SK온은 인상된 일부 원자재를 판가에 반영했지만 원자재 별로 판가에 적용되는 시점이 달라 인상 분을 반영하지 못한 원자재가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자재 인상 분을 2분기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이한 점은 삼성SDI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를 맞았지만 발군의 실적을 보였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올 2분기 영업이익 4천29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삼성SDI 관계자는 "원자재 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1년에서 반기 정도 장기 계약을 통해 충분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이에 따라 배터리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햇지'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는 통상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장기 공급 계약을 받고 있다. 원자재는 회사의 배터리 제작 수요나 원자재 특성 별로 상이해 물량을 일률적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앞선 2개사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월등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고부가가치 배터리 브랜드 '젠5'(GEN5)

이를 기반으로 삼성SDI는 고부가가치 배터리 브랜드 '젠5(GEN5)'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젠5는 타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는 20% 늘리면서 원가는 20% 절감했다. 니켈(Ni) 함량을 88% 이상 확대하면서 1회 충전 거리를 600KM까지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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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중대형전지 내 젠5 비중은 2분기 20%에서 연말에는 30%까지 확대 될 전망이다. 비중이 확대되면 판매 비율 역시 비례해서 상승하고, 수익성도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젠5는 원자재 부담이 적어 판매될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면서 "삼성SDI의 이번 2분기 호실적은 그간 질적 성장을 강조해온 삼성SDI의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사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