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네번째로 출시하는 4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 공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1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홀로 시장과 기술을 개척해 왔다.
업계는 3년 전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라'는 삼성의 실험작인 폴더블폰이 이제 4세대에 이르면서 '매스 프로덕트(Mass Product)'로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때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애플의 프리미엄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틈바구니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의 휴대폰 사업자 지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루는 일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폴더블폰 대중화 가능할까...경기침체·수요부진 시장 환경 녹록치 않아
삼성전자는 다음주 10일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개최하고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4', '갤럭시Z폴드4'를 공개한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바(Bar)형이 아닌 접는 스마트폰이 필요한 확실한 이유를 보일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3·폴드3'로 폴더블폰 대중화에 가까워졌다고 평가받는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5G 출하량을 460만대, 갤럭시Z 폴드3 5G 출하량을 250만대로 추산했다. 두 모델의 출하량은 710만대로, 지난해 연간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 900만대의 78%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 폴더블폰의 연간 출하량 목표치를 1천 500만대 이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의 두 배에 달하는 출하량 목표치는 최근 폴더블폰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년 전 폴더블폰이 처음 나왔을 때는 '특이한 제품'으로 눈길을 끄는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 주도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에 비해 309% 증가해 누적 출하량이 1천만대를 돌파했다. 2026년에는 출하량이 6천 100만대에 달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3%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달 21일 사내 기고문에서 "폴더블폰이 빠른 속도로 대세로 거듭나며 이제는 진정한 대중화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며 "(폴더블폰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모바일 사용 방식 바꾸려면... 폴더블폰 장점 뚜렷해야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이 모바일 사용 방식을 바꿔 대중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 공개를 앞두고 자사 뉴스룸에서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은 신제품을 통해 일하고, 즐기며, 삶의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는 새로운 방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말한 대로 새로운 모바일 사용 방식이 대중화하려면, 폴더블폰만의 장점이 뚜렷해야 한다.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은 화면과 주름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신제품의 정확한 스펙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은 갤럭시Z폴드4 화면이 7.6인치, 갤럭시Z플립4 화면이 6.7인치일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화면을 접어 크기를 키운 점이 S펜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져 폴더블폰 매출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차별화 요인은 S펜 적용"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갤럭시S 22 시리즈 S펜이 적용된 울트라 모델이 흥행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에 출시되는 갤럭시Z폴드4에도 S펜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어 4세대 갤럭시 폴더블폰은 더 얇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화면을 접는 힌지(경첩)을 두 개에서 한 개로 줄였다는 분석이다. 폴더블폰에는 화면을 접는 만큼 두꺼워지는 것이냐는 질문이 붙어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도 최근 기고문에서 "어떻게 하면 디스플레이는 더 크게 만들면서 동시에 폰은 더 작게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삼성전자의 4세대 폴더블폰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술적 진화를 보여준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환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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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와 수요 부진으로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다. 또한 가장 큰 플레이어인 애플이 2024년 이후에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폴더블폰 시장의 붐업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도 대중화로 가는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화의 척도를 가늠하는데에는 무엇보다 폴더블 제품의 완성도가 중요할 것"이라며 "그동안 폴더블폰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주름 개선, 무거운 힌지 무게, 작은 배터리 용량, 제품 두께, 내구성, 가격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과 소비자들의 새로운 가치 체험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중화는 요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