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는 이용자 800만명에 달하는 차량 공유 플랫폼이다. 기자 역시 800만명에 속하는 애용자 중 한 명이다. 자가용이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 이따금 차량이 필요할 때 쏘카를 찾는다. 더위를 잘 타는 터라, 불쾌 지수가 오를 때 지근거리 이동 시 종종 쏘카를 탄다.
운전면허증, 결제카드만 있으면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든 누구나 자차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쏘카 특장점이다. 쏘카 자동차가 주차된 전국 4천개 이상 ‘쏘카존’에서 직접 대여하거나, 탁송 서비스 ‘부름’으로 원하는 장소에 차량을 부르면 된다.
단, 쏘카를 타면서 매번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반납 절차다. 빌린 장소에 다시 차를 가져다 둬야 하는데, 하루 단위로 단기간 사용하는 이용자의 경우 꽤 번거로운 일이다. 목적지에서 다시 대여 장소로 돌아가야 한다. 쏘카 핸들을 잡을 때마다 ‘강제 왕복’을 늘 개선돼야 할 시스템으로 여겨왔다.
이달 초 희소식이 들렸다. 쏘카는 서울 전 지역 1천500개 쏘카존에서 편도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빌린 곳에서 50㎞ 반경 내 반납할 수 있다. 회사가 위치한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쏘카를 타고, 집 근처인 경기 성남에 차를 세워둘 수 있게 됐다.
반납 가능한 지역은 ▲경기 구리 ▲남양주 ▲하남 ▲성남 ▲과천 ▲안양 ▲안산 ▲화성(동탄) ▲군포 ▲의왕 ▲시흥 ▲부천 ▲광명 ▲수원 ▲고양 ▲김포 ▲동두천 ▲양주 ▲의정부 ▲광주 ▲파주 ▲용인 ▲오산 ▲인천이다.
'가지러 가기'→'편도 가능'
직접 타봤다. 장대비가 내리던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마포구 합정동까지 급하게 갈 일이 생겼다. 택시를 탈까 고민하다,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 쏘카존을 찾았다. 지하철 분당선 선릉역 인근에 쏘카가 있었다. ‘가지러 가기’를 누르고, 편도 서비스를 찾았다.
방법은 간단하다. 기존 쏘카 이용 방식에, 편도 서비스 가능 차량을 선택하면 된다. 파란 글씨로 ‘편도 가능’이 쓰였다. 비교적 저렴한 ‘더뉴레이’ 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대여요금은 8천770원, 보험료는 1천820원(자기부담금 최대 30만원). 여기에 편도 이용료가 붙었다.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15㎞, 이용 시간은 2시간이다. 선릉역이 아닌 합정역 인근에 차를 두는 데 드는 비용은 1만9천원, 총 2만9천590원이 소요됐다. 택시 요금을 책정해보니, 약 2만5천원으로 쏘카가 4천원가량 더 비쌌다.
편도 서비스 이점을 좀 더 확인하고 싶었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강남구 논현동까지 오후 5시께 퇴근 시간 택시로 약 2만원이 들었고, 쏘카에선 대여요금 8천770원, 보험료 1천820원에 편도 서비스 요금 1만5천800원을 더해 2만6천390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1시간 내외 이용 시 택시보다 '저렴'
10㎞ 내외 짧게 쏘카를 타는 고객들에게 안성맞춤 서비스다. 택시 승차난이 지속되는 근래 야간 집까지 차로 1시간 걸린다고 가정하며 가격을 책정해보면 이렇다. 먼저, 서울 강남역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까지 3만원가량(소형차 기준, 이하 자기부담금 최대 30만원)으로 택시 요금과 비슷했다.
다음은 서울 여의도에서 인천까지다. ‘더뉴아반떼’ 모델로 인천종합터미널까지 쏘카 요금은 4만1천640원. 사용 시간은 밤 11시반께부터 익일 새벽 12시40분까지 1시간10분가량이다. 택시 요금은 4만7천~5만원으로, 할증 요금까지 고려하면 쏘카가 1만원 이상 싸다.
15~20㎞ 1시간 내 단거리 이용자의 경우, 야간에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편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편리하다. 쏘카존 외 인근 주차장에 자유롭게 세워둘 수 있는데, 이 경우 주차비는 쏘카가 대신 납부한다. 편리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쏘카가 제공하는 혜택이다. 거주지가 비슷한 회사 동료와 요금을 나누면, 합리적인 가격에 택시를 '무한대기'하는 수고를 덜어낼 수 있다.
장거리 이용 시 '글쎄'
단, 사용 시간이 늘어나거나 전기자동차 등 이용 수요가 높은 차량의 경우 부담되는 이용료다. 현재 편도 반납장소변경료는 기본요금 1만원에, 추가 요금 주행거리 1㎞당 800원이다. 최대 50㎞ 범위를 충족해 장거리로 운행할 경우, 편도 서비스 요금만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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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자와 비용을 분담하지 않는 한, 20㎞를 웃돈 거리를 혼자 이용하기엔 비싼 요금이다. 아직 시범 운영 기간으로, 서비스 가능한 차량 숫자도 비교적 적었으며, 전기차의 경우엔 편도가 불가능한 지역이 많았다.
전국으로 편도 서비스를 확장할 때, 2인 이상 합승 시 혜택과 ㎞당 책정 요금을 줄인다면 더 많은 이용자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