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새 자폐 유전변이 발견…한국인 자폐증 가족 유전체 연구 주목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생애 초기 신경 발달 단계서 비부호화영역 유전변이가 뇌발달에 영향 미쳐”

헬스케어입력 :2022/07/26 10:41    수정: 2022/07/26 10:50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의 유전체 연구를 통해 자폐증의 원인과 관련 있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자폐증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보이는 주인공처럼 의사소통 장애나 사회적 상호 작용의 결핍과 함께 반복적 행동이나 관심사의 협소를 특징으로 하는 발달 장애다. 대게 만 2세 전후에 특징적인 증상이 드러나 진단이 가능한데, 어린 나이에는 뇌가 빠르게 성정하고 발달하므로 일찍 발견해 개입하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폐증 발생은 유전자의 변이에 따라 자폐증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관련해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사실은 없다. 때문에 자폐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은 더딘 상황.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교수팀은 유전체 데이터의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단백질을 직접적으로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그간 연구에서 배제되었던 유전체 영역인 비(非)부호화(Non-coding) 영역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자폐증 당사자 및 가족 813명으로부터 혈액을 공여 받아 유전체를 분석하고 인간 줄기세포를 제작해 태아기 신경세포를 재현했다.

연구 결과 생애 초기 신경 발달 단계에서 삼차원 공간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부호화 영역에 있는 유전변이가 멀리 떨어져 있는 유전자 변이에도 원격으로 영향을 미쳐 뇌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영역에만 집중되었던 자폐증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고 있다. 또 북미와 유럽 위주로 진행되던 자폐 유전체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코호트를 구축하고 유전체 분석 모델 기틀을 마련했다.

유희정 교수는 “연구는 한국인의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의 데이터로 자폐증 비밀을 풀 수 있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자폐증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자폐증 당사자와 가족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