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활용도 필수동의 하라는 메타...위법성 가르는 쟁점은 '이것'

소셜미디어 본질적 기능에 광고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될 듯

컴퓨팅입력 :2022/07/25 11:58    수정: 2022/07/25 15:22

소셜미디어에서 광고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일까?

글로벌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한국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개인정보 및 이용약관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하면서, 수집된 개인정보가 광고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논란이다. 논란이 커지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메타의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동의 방식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인지 검토에 돌입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소셜미디어에서 광고가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인가 아닌가'이다. 무료로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광고가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라는 입장과 이용자들이 소셜미디어를 쓰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 위함이지 광고가 아니라는 의견이 맞설 수 있다.

■광고 활용도 필수동의 하라는 메타..韓 이용자들 부글부글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에게 '2022년 8월 9일 이후 개인 정보 수집·이용 업데이트에 동의해야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같은 안내를 받은 국내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메타가 광범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광고 활동에 활용되는 것까지 필수 동의에 포함시켜 사실상 동의를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타는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을 개정해 ▲개인정보의 제공 ▲개인정보의 국가 간 이전 ▲위치 정보를 필수 동의 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에는 ▲활동 정보(게시글, 댓글) ▲연결 관계 정보(친구, 팔로워, 그룹) ▲앱·브라우저·기기 정보(단말 유형, IP주소, GPS 포함)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정보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시켰다.

이러한 개인정보를 광고주를 포함한 파트너, 벤더, 서비스 제공업체, 제3자와 공유한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파트너 등은 300여 곳이 넘는다.

한국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개인정보가 광고 활동에 활용되길 원치 않더라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어쩔수 없이 동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타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나?...'서비스의 본질적 기능'에 대한 판단이 쟁점 될 것

논란이 번지자 개인정보위원회도 메타의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위법성이 없는지 검토에 나섰다. 쟁점은 메타가 필수 동의를 요구하는 것들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가'로 좁혀질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 제3항은 "이용자가 필요 최소한의 개인정보 이외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해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필요 최소한의 개인정보 수집 원칙'이라고 한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올해 3월 게시한 '개인정보 처리 동의 안내서'를 통해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 이외의 개인정보'에 대해서 "본질적인 재화나 서비스 외에 추가적인 재화나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개인정보"라고 설명했다.

이 원칙을 사안에 대입해, 메타가 필수 동의를 요구한 것들이 '본질적인 서비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이 무엇인지부터 확실히 해야하는데, 이 지점에서부터 의견이 갈린다.

페이스북은 이용약관 첫 문구부터 광고가 서비스의 본질적 기능 중 하나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당사가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중략)사업체 및 단체들이 페이스북 및 회사 제품 내부와 외부에서의 홍보를 위해 당사에 비용을 지불한 광고를 보게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고 되어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 광고를 보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쓰는 건 아니라는 의견이 맞선다. 

지난 22일 열린 긴급 국회 간담회에서 최호웅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는 "소셜미디어는 인터넷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드는 것으로 정보주체의 입장에서 페이스북 서비스의 본질은 소통"이라며 "광고는 정보 주체 입장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광고는 필수동의 사항에 넣을 본질적인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가 아닌 다른 재화나 서비스라면 '광고 활용을 필수 동의 사항'으로 보지 않는다는 판단이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안내서에서 카드사가 홍보마케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한 사례를 '잘못된 사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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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셜미디어는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 운영 회사가 수익을 전적으로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정보위도 "메타가 수집하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인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모든 서비스가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를 하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순 없는데, 문제는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이 정말 서비스 이용을 위해 불가피한 것인지가 관건이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소셜미디어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개인정보를 어디까지로 보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