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기업 투자를 독려한다지만 경쟁국에 비하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경기 화성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서 ▲투자 지원 ▲인력 양성 ▲시스템 반도체 선도 기술 확보 ▲견고한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발표했다. 동진쎄미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극자외선(EUV) 공정용 감광액(PR·포토레지스트)을 개발했다. 이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가지 중 하나다.
"경쟁국보다 투자 지원 부족"
산업부는 대기업이 반도체 설비에 투자하면 최대 12%까지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전략기술의 대기업 설비 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2%포인트 올린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 설비 투자 세액공제율은 대기업이 당기 투자금액의 6%,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다. 투자 증가분에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4%포인트를 더해 최대 12%까지 세액공제 해준다. 산업부는 대기업에도 중견기업 만큼 혜택을 주기로 했다.
미국은 자국내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면 4년 동안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반도체 기업에 총 540억 달러(약 71조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을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육성법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원 절차투표를 통과했고 이달 본투표를 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에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내놓은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반도체법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세액공제를 하려 한다”며 “한국도 경쟁국에 뒤지지 않게끔 충분히 지원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을 미룬 것을 보면 정부 지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물가가 심하게 비싸지고 금리도 올라서 투자 부담이 생각보다 늘었을 것”이라며 “기업은 당장이 아닌 멀리 내다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데 이번 대책이 도와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4조3천억원을 들여 청주공장을 증설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15만 반도체 인재 육성 '환영'
정부가 반도체 인재를 10년 동안 15만명 이상 기르겠다는 데에는 반도체 업계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면 산업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5분의 1을 책임진다. 9년째 수출 1위를 유지하는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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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은 이날 발안공장에서 산업부와 ‘반도체 산·학 협력 4대 기반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소재 업체 입장에서 소재·부품·장비 인력을 육성하는 방안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도 정부·교육기관과 손잡고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동진쎄미켐을 포함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PSK·FTS·실리콘마이터스 기업과 반도체협회가 산업부와 MOU를 맺고 경기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반도체 아카데미'를 세우기로 했다. 반도체협회가 운영하고 기업이 교육한다.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기업이 장비를 기증하면 중고 장비 시가의 10%를 세액감면한다. 여기서 5년 동안 3천600명을 키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