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금융위원장에 KB국민은행의 알뜰폰서비스 'KB리브엠'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B국민은행이 지나친 현금 마케팅으로 통신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고, 혁신금융서비스의 취지를 어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MDA와 국민은행노조는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염규호 KMDA 회장과 류제강 국민은행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KB국민은행이 당초 조건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알뜰폰 사업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KB리브엠 덤핑판매로 중소 유통매장 고사
염규호 KMDA 회장은 KB국민은행이 원가 이하의 덤핑 판매로 유통매장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회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에 지급해야 하는 도매대가는 약 3만3천원이다. 그런데 KB국민은행은 이보다 훨씬 낮은 요금상품을 출시하면서 가입자 빼앗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염 회장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손실액은 24개월 기준 20만~30만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금융대기업이 서민 대출이자 수익을 통신시장에 전이해 통신산업의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회장은 KB리브엠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현금살포성 이벤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KB리브엠은 지난해 10월 쿠팡과 제휴해 아이폰13 출시시점에 맞춰 최대 22만원의 과다 사은품을 통한 부당 판매행위로 방통위 행정지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12월엔 최대 24만 포인트리 지급, 갤럭시핏2 지급과 같은 총 4억여원 수준의 현금 이벤트를 계속하면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염 회장은 이어 "지난해 KB리브엠의 문제점을 제시한 질의서를 금융위에 보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며 "금융위가 같은 금융권의 KB국민은행과 한편이 돼 힘없는 중소 유통망의 요청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 "대면 알뜰폰 판매…혁신금융서비스 승인조건 위반"
류제강 국민은행노조위원장은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승인 조건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KB국민은행 각 지점에서 알뜰폰 대면판매를 사실상 강요하면서 직원들의 부담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4월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재지정했다. KB국민은행은 당시 '은행 고유 업무 훼손 방지'를 위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령층·미성년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만 대면판매를 하기로 조건을 걸었다. 디지털 취약계층 범위에 대해서도 '노사 간 성실한 업무협의'를 부가조건으로 걸었지만 현재 논의가 전혀 없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관련기사
- KMDA, 금융위원장 후보에 "KB리브엠 재인가 취소 촉구" 서한2022.07.06
- 알뜰폰 리브엠은 미꾸라지일까 메기일까2022.07.01
- 알뜰폰 만족도, 통신 3사보다 높았다2022.06.29
- '치솟는 물가'에 알뜰폰으로 시선 돌리는 MZ세대2022.06.29
류 위원장은 "당초 혁신금융서비스 재인가를 하면서 대면판매를 원칙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하지만 현재 일선 지점에서는 알뜰폰을 얼마나 판매하는 지를 가지고 실적표를 만들고 있고 직원이 KB리브엠에 가입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공개적으로 개시하면서 직원들의 부담도 가중됐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KB국민은행 안에서 알뜰폰 사업과 은행 고유의 업무가 공존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며 "KB국민은행도 위반조건에 대해서 시정한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KB리브엠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