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럽을 다녀온 뒤 열이 나거나 피가 섞인 가래(객혈), 근육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일명 '강남 역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클럽 이용자를 중심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염병의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상도 몇 주 동안 기침이 이어지거나, 폐에 통증이 생겼다는 등 다양하다.
커뮤니티에 소개된 증상도 구체적이다. 한 이용자는 "클럽을 다녀온 뒤 독감에 걸린 것처럼 몸 상태가 나빠졌고 기침과 가래 증상이 이어졌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목에 혹이 난 것처럼 아프다. 피가 섞인 가래가 나와 숨 쉬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증상 때문에 강남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해당 증상으로 병의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코로나19가 아닌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감염 전문가들은 이 질환을 '레지오넬라증'으로 의심하고 있다. 레지오넬라증은 2~12일 잠복기를 거쳐 독감 증상을 시작으로 폐렴으로 이어진다. 드물지만 중증 환자들은 사망할 수 있다. 물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발병한다. 증상은 폐렴형과 독감형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폐렴형은 권태감과 두통, 근육통, 고열, 오한, 마른 기침, 복통,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의료기관에서 확진 판정 후에 항생제를 투약하면 낫는다. 독감형은 잠복기를 지닌 급성발열성 질환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 2~5일 정도 쉬면 회복한다. 이로 인해 레지오넬라균을 증상이 유사한 냉방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레지오넬라균은 냉방병과 달리 병원균에 의한 질병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건물에서 사용하는 공용 냉방장비에 주로 서식한다. 수도꼭지 등 물이 나오는 급수시설을 깨끗이 소독하고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냉방장치에 쓰는 물을 갈고 소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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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는 이번 '강남 역병'에 대해 클럽 내 냉방시설의 위생관리가 부실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5일 "냉각수를 사용하는 냉방장치는 관리가 소홀하면 레지오넬라균이 서식하다가 뿜어져 나온다"며 "냉방장치를 사용한 뒤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