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시즌' 국내 최대 OTT 탄생…웨이브, HBO로 반격하나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 경쟁력 강화 위한 전략 고심

방송/통신입력 :2022/07/15 13:29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즌과 티빙이 통합했다. 양사는 각자 가지고 있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합쳐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동안 국내 OTT 1위 사업자 자리를 지키고 있던 웨이브는 워너미디어와 손을 잡는 방식으로 반격에 나선다.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티빙과 시즌을 통합하는 내용의 합병안을 가결했다. 오는 12월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티빙의 3대 주주에 오른다. 

이번 합병으로 티빙은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최대 OTT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웨이브와 티빙, 시즌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424만명, 401만명, 157만명이다. 티빙과 시즌의 이용자를 단순히 합하면 558만명으로 웨이브에 비해 100만명 정도 앞서게 된다.

■ 티빙, 파라마운트+에 이어 시즌과도 손잡았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 채널 확장, 시청자 확보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계열사의 중심으로 콘텐츠 기획과 제작, 유통 모두를 완성하는 미디어 밸류체인의 핵심이다. 최근 '구필수는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제작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지니뮤직과 스카이라이프TV의 지분을 각각 36%, 22%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는 이번 합병으로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3대 주주로 오른 만큼, 앞으로 콘텐츠 부문에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양사는 콘텐츠 공동 제작도 추진 중이다.

KT의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가입자를 잠재적인 시청자로 끌어모을 수도 있다. KT가 보유한 다양한 채널에 티빙의 콘텐츠를 송출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유료방송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사업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CJ ENM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휴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상품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T는 자사 5G요금제 '5G초이스'에 '티빙/지니' 혜택을 선보인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KT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천749만30명이었다. 티빙 입장에서는 요금제에 포함될 경우 잠재 시청자를 큰 폭으로 늘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앞서 티빙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제휴를 맺어왔다. 2020년 10월 CJ ENM에서 분사 직후에는 JTBC스튜디오의 지분투자를 받았으며, 네이버로부터 4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달에는 파라마운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해외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 웨이브에 HBO맥스 오리지널 콘텐츠 탑재되나

그동안 국내 1위 OTT 사업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던 콘텐츠웨이브는 콘텐츠 전략과 수급, 투자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티빙에 대항한다.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워너미디어와 손잡고 HBO맥스 콘텐츠를 국내에 독점 수급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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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웨이브와 워너미디어는 지난해 7월 주요 콘텐츠에 대한 1년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건별로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워너미디어의 OTT인 HBO맥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웨이브에 싣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협상이 이뤄질 경우 HBO맥스는 사실상 콘텐츠웨이브의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셈이다.

또한 콘텐츠 전략과 수급,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이태현 대표 직속으로 전략·수급·투자 조직을 재편했다. 이 대표가 직접 콘텐츠 전략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린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대표가 실무 부서를 직접 챙기는 만큼 조금 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전략적인 부분에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