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각자 대표 체제 전환…"성장+상생 두 토끼 잡는다"

홍은택 각자 대표 내세워 사회적 비판 해소 힘쓸 듯

인터넷입력 :2022/07/14 16:49    수정: 2022/07/15 13:26

카카오가 남궁훈 대표에 이어 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을 각자 대표 자리에 앉혔다. 회사 커머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총괄해온 홍 센터장 역량을 살려 '내실 다지기'와 '업계와의 상생'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단 방침이다.

카카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홍은택 센터장을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남궁훈 단독 대표 체제가 시작된 지 4개월 만이다. 홍은택 각자 대표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오마이뉴스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2006년 NHN으로 적을 옮겼다.

그는 남궁 대표 못지않은 김범수 창업자 심복으로 알려졌다. 같은 서울대 출신으로, NHN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카카오에 합류한 건 2012년. 홍 대표는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을 지내다, 다음카카오 콘텐츠팀과 소셜임팩트팀을 이끌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15년 카카오 최고업무책임자에, 이듬해 소셜임팩트 총괄 수석 부사장에 올랐다. 카카오메이커스, 카카오커머스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올 초부터 그룹 관련 사안을 총괄하는 CAC장과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카카오임팩트 재단 이사장직도 겸하고 있다.

공동대표와 달리, 각자대표는 각 대표가 사업 영역별 책임을 지고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복수 계열사로 세분화한 카카오 특성상, 개별 사업을 강화하는 데 용이한 구조다.

남궁 대표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념한다면, 홍 대표는 동시에 내수 사업에 힘을 주며 회사 전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홍 대표는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을 지낼 당시,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메이커스를 선보였고 2018년부터 카카오커머스 대표로서 커머스 거래액을 4배 이상 성장시킨 성과를 냈다.

각자 대표 체제 전환은 곧, 책임경영 의지로도 읽힌다. 카카오는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로 국민 공분을 산 데 이어, 수장으로 내정됐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 그리고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 등 잇단 이슈로 홍역을 앓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 노동조합을 비롯해, 복수 이해관계자들은 상생기금 3천억원을 조성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로 한 카카오가 회피(매각)를 선택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를 향한 따끔한 지적을 새겨듣고 상생안을 만들고자 내부적으로 노력해왔다”며 “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가 머리를 맞대고 파트너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단순 기부가 아니라, 카카오가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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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책임지고, 상생 방안을 마련해온 홍 대표를 내세워 증폭된 사회적 비난을 잠재우겠단 전략으로 해석된다. 

홍 대표는 “카카오가 그간 만들어왔던 혁신과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며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계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