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안정 위해 빅스텝 단행…당분간 25bp씩 점진적 인상"

"국제유가 변동성 커…물가 정점 3·4분기 예상"

금융입력 :2022/07/13 14:08    수정: 2022/07/13 16:17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p(50bp)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금통위원 모두가 전원일치로 같은 결정을 내린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품목 비중이 50%에 이르는 등 물가 상승의 확산 정도가 광범해지고 있다"며 "그 결과 근원인플레이션과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 모두 4%에 근접하는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빅스텝 인상 배경으로 현재의 6%대인 물가 오름세가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강조한 이 총재는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4%에 근접하고 임금 오름세도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물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 생각해 빅스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물가 정점 시기에 대해 이 총재는 "물가의 정점에 대해서 지금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도를 정점으로 가고 그다음에는 약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는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유가 수준이 굉장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라며 "선물 가격은 계속 앞으로 내려와서 연말 정도는 90달러 정도 선으로 갈 것으로 예상돼 불확실성이 크지만 유가 선물 시장에 대한 기대 이런 것들을 반영하면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에 물가 정점 시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해서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우리가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금리를 당분간 25bp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다만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되거나 이와 달리 경기 둔화 정도가 예정보다 커진다면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도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이 총재는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준금리 2.25%가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지, 앞으로 금리를 올린다면 긴축으로 가는지에 대한 질의에 이 총재는 "중립금리는 학술적인 개념이고 그 범위 굉장히 높다"며 "아직까지는 중립금리까지 왔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한두 번은 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긴축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번 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이 총재는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이 예정대로 9월 말 이후 종료가 되더라도 현재 지원을 받고 있는 자금에 대해서는 최대 1년간 현재와 같이 0.25%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창용 총재는 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통화스왑 논의 여부에 대한 질의에 이 총재는 "옐렌 장관과 한미 통화스왑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