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스팸계정은 핑계…머스크는 위선적"

델라웨어법원에 제소…"주가 하락하자 계약 해지위해 꼬투리 잡아"

인터넷입력 :2022/07/13 10:2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일론 머스크의 출구 전략은 위선적이다.”

트위터가 일방적으로 인수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일론 머스크에 대해 위선적이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트위터는 12일(현지시간) 델라웨어 법원에 일론 머스크를 제소했다. 델라웨어법원은 미국 내 회사법 분쟁 관련 전담법원이다.

트위터는 62쪽 분량의 소장을 통해 “머스크가 트위터와 주주들을 존중해야 하는 의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에게 계약 강제 이행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일론 머스크 (사진=테슬라 비디오 캡처)

■ "인수 협상 땐 암호화폐 스팸제거 명분 내걸어"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간 분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스팸 계정’ 문제다. 트위터는 스팸 계정을 비롯한 허위 계정 비율이 5% 미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 관련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트위터는 머스크의 이런 주장은 ‘위선적이다’고 일축했다.

소장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2022년 3월 31일 트위터 인수를 원하는 이유 중 하나로 ‘암호화폐 관련 스팸 제거’를 꼽았다. 당시 그는 트위터에 만연한 암호화폐 스팸은 ‘이용자 경험 손상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에 있는 트위터 본사. (사진=위키피디아)

머스크는 암호화폐 스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트위터를 개인 회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식회사 형태를 유지할 경우엔 스팸 제거가 간단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머스크는 또 4월 25일에는 ‘스팸 봇 퇴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입장을 견지했던 일론 머스크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완전히 상반된 주장을 들고 나왔다고 트위터가 주장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한 주당 54.2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직후 주식 시장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이후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가 1천억 달러 이상 떨어졌다.

결국 일론 머스크가 ‘스팸 계정’을 핑계로 내세우긴 했지만 진짜 이유는 시장 상황 악화라는 게 트위터의 주장이다.

■ "주식시장 하락 비용, 트위터 주주에게 전가 시도"

트위터는 “머스크는 주식시장 하락으로 인한 비용을 직접 떠안는 대신 트위터 주주들에게 전가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갑자기 논조를 바꿔 스팸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의 논리는 명확하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와 계약 당시 스팸 계정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팸 퇴치를 위해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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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계약 체결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계약을 해지할 핑계로 스팸계정 문제를 갑자기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트위터의 이런 공격에 대해 일론 머스크가 어떤 대응책을 들고 나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