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위기, 경쟁력으로 이기려면 약가 우대 등 정부 의지 필요

국내 제조기술, 품질관리 우수해도 해외 생산 원부자재 의존도 높아

헬스케어입력 :2022/07/13 08:21

“제조기술, 품질관리가 우수한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접 생산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 우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12일 남인순 국회의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위기의 한국 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 방안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국제정세로 드러난 원료의약품산업 위기에 대응하고, 산업발전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 현황 및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순규 책임연구원은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의 강점으로 ▲합성기술‧발효기술 등 높은 제조기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다수 기업 ▲원료의약품에 대한 품질관리제도 ▲높은 수준의 제조시설 확충 등을 제시했다.

12일 열린 '위기의 한국 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 방안은' 정책토론회에서 정순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

또 ▲글로벌 CDMO 사업의 확대 ▲바이오의약품 원료에 대한 수요 증가 ▲화이트리스트 등 유럽 진입여건 개선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 등은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약점으로는 ▲높은 해외 생산 원부자재 의존도 ▲글로벌 가격 경쟁력 저하 및 과당 경쟁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 사용의 미흡 ▲시장규모의 정체 등을 꼽았다. 여기에 ▲중국‧인도 등 신흥국가의 원료의약품 제조기술의 빠른 발전 ▲수출 지역 다변화 부족 ▲글로벌 원료 공급체계의 불안정 등의 위협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2천140억 달러에서 2025년 1조5천900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 규모는 35억9700만 달러(생산액-수출액+수입액)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별(202년) 원료의약품 매출 보면 ▲대웅바이오 3천303억원(원료 수출액 215억원) ▲경보제약 1천671억원(1천4억원) ▲유한화학 1천237억원(1천60억원) ▲파일약품 1천236억원(46억원) ▲동국생명과학 1천95억원(193억원) ▲종근당바이오 1천94억원(869억원) ▲에스티팜 1천20억원(726억원) 등이다.

원료의약품 수출액(2019년) 상위 국가는 일본 3억2천만 달러(18.8%), 중국 2억7천670만 달러(16.3%), 아일랜드 1억3천860만 달러(8.2%), 미국 9천530만 달러(5.6%), 브라질 7천140만 달러(4.2%) 등이다. 이 중 수출 상위 3개국 집중도를 보면 43.3%에 달한다.

수입액(2020년) 상위 국가는 중국 7억8천260만 달러(36.1%), 일본 2억6천50만 달러(12%), 인도 2억3천60만 달러(10.6%), 미국 1억8천330만 달러(8.5%), 프랑스 1억6천270만 달러(7.5%) 등이다. 상위 3개국 집중도를 보면 43.3%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1년 CPhI에서 35개국 370명의 제약전문가 대상 국가별 원료의약품 품질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원료의약품의 품질경쟁력은 13개국 중 9번째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6.82) 보다 낮다. 일본이 8.01로 가장 높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독일(7.99), 미국(7.97) 순이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원료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수출의 20~30%를 차지하고, 국내 판로의 어려움으로 수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품질 경쟁력에서는 고전 중이라며 인도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열세이지만 고부가가치 원료사업이 확대되고 있고, 우수한 제조시설을 기반으로 안전성, 품질확보를 위한 제도 추진 등 충분한 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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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원료의약품 품질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인센티브와 정책적 지원 ▲국내 원료의약품 사용 확대 ▲시설 투자를 통한 원료의약품 품질 개선 ▲원료의약품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 등을 제안했다. 그는 “국내 원료의약품의 사용 확대로 산업과 기업이 성장해야 제조시설 및 품질개선에 투자가 가능하다”라며 “정부의 적절한 제도적 지원과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전문가들과 기업들의 설문 결과 국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인센티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직접 생산원료에 대한 약가 우대, 고부가가치 원료 R&D 지원, 해외수출 지원 인력 양성 등의 요구가 있다”며 “현재 약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약가 우대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 자국의 생산역량 강화와 기술‧인력의 확충 등이 있어야 원료의약품 산업이 국가 첨단 기반 산업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