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 "2분기 출하량 전년 대비 15% 줄어"...PC 시장 '빨간불'

중국 봉쇄·경기침체 직격탄...일부 제조사 15% 이상 감산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2/07/12 08:01    수정: 2022/07/12 08:39

2년간 기록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던 전세계 PC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봉쇄로 촉발된 물류난과 생산량 감소, 경기침체 우려가 생산량과 수요 모두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11일(미국 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 2분기 전세계 완제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15%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올 2분기 전세계 완제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씨넷닷컴)

올 상반기 출하량은 총 1억5천180만 대로 전년(1억 6천900만 대) 대비 11.3% 줄어 지난 6월 IDC의 예상치인 8.2%를 벗어났다. 일부 글로벌 제조사는 올 3분기 PC 생산량도 15% 이상 하향 조정했다.

■ IDC "중국 봉쇄와 경기침체 우려로 생산량 감소"

IDC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계 완제PC 출하량은 약 7천130만 대로 지난 해 2분기(8천420만 대) 대비 15% 줄어들었다. 이는 2020년 2분기(7천387만 9천대) 이후 9분기만에 최저치다.

IDC는 "이런 감소폭은 예상보다 더 컸다. 중국의 봉쇄조치로 물류와 공급망이 타격을 받고 거시경제 전망이 악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019-2022 분기별 전세계 PC 출하량 집계. (자료=IDC)

IDC가 지난 달 초 예상한 완제PC 출하량 예상치는 전년(3억4천880만 대) 대비 8.2% 줄어든 3억2천120만 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출하량은 총 1억5천180만 대로 전년(1억 6천900만 대) 대비 11.3% 줄어 IDC의 예상을 벗어났다.

■ "일반 소비자 PC 수요 감소, 길게 보면 더 위험"

지테시 우브라니 IDC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모든 부문에서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일반 소비자 부문의 수요 감소는 단기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완전히 소멸시킬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다른 기기에 다시 익숙해지면서 PC 구매를 줄일 수 있다. 반면 기업들이 PC 구매를 미루면서 기업 수요는 줄었지만 일반 소비자 부문보다는 더 컸다"고 지적했다.

IDC는 "PC 수요 감소는 장기적으로 PC 수요 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네하 마하얀 IDC 연구 이사도 "상업용 PC 수요도 감소 추세지만 윈도 기반 중저가 기기의 수요가 여전히 남아 있고 아직도 충족되지 못해 약간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일부 글로벌 제조사, 전년 대비 15% 감산

IDC는 "최근 출하량과 수요 모두 줄었지만 올 2분기 PC 출하량은 코로나19 범유행 초창기인 2020년 2월과도 견줄만 하다. 또 2018년 2분기 6천210만 대, 2019년 2분기 6천510만 대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외 PC 제조사는 이미 3분기 생산계획을 대폭 수정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PC 제조사 관계자는 "계획을 세울 때마다 수량이 계속 줄고 있다"고 밝혔다. 노트북을 주로 생산하는 이 업체 관계자는 "올 3분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2022 연도별 2/3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집계. (자료=IDC)

지난 4년간 전세계 PC 출하량은 2분기보다 3분기 출하량이 더 많았다. 신학기를 앞둔 PC 구매 수요를 예상해 주요 PC 제조사가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3분기 PC 출하량은 최근 2년간 대비 크게 줄 수 밖에 없다.

■ "B2B나 정부 수요 의존하는 제조사는 타격 더 클 것"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B2B 중심으로 영업하는 제조사, 특히 최근 일본 등 자국 통화가 평가절하된 시장의 출하량과 판매량은 더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그는 "기존 출시 제품의 가격은 올릴 수 없지만 앞으로 출시할 제품들은 환차손 등을 고려하면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기업이나 기관이 PC 구매에 배정하는 예산은 이미 정해져 있고 무작정 늘릴 수 밖에 없다. 구매 대수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일반 소비자보다 B2B나 정부 조달 사업에 의존하는 제조사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사진=뉴스1)

올 하반기 국내 조달 시장에는 이미 찬 바람이 분다. 국내 PC 제조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주요 정부 기관들이 PC 조달 사업을 대부분 선집행해 올 하반기 남아 있는 조달 사업은 극소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