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피격 직후 공포에 떤 재일 한국인들..."혐한범죄 주의하라"

후쿠오카 총영사관 한때 '신변 조심' 공지 올리기도

생활입력 :2022/07/11 10:48

온라인이슈팀

8일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피살 당한 후 주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공식 SNS 계정에는 "신변안전 주의 공지"가 올라왔다.

혐한 범죄를 주의하라는 공지. (주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공식 SNS 계정 갈무리) © 뉴스1

공지에는 "아베 전 총리 피격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 국민 대상 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주의 환기를 위한 안전 공지를 게재합니다"라며 "신변의 위협을 느끼거나 위험한 상황 발생 시 즉시 공관 및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공지가 올라온 후 일본의 누리꾼들은 "일본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며 크게 반발했고, 한국 누리꾼들도 "용의자는 일본인인데 왜 한국인이 조심하냐"며 한국인들이 해당 공지로 괜한 오해를 살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총영사관은 현재 해당 공지를 삭제한 상태다.

총영사관의 공지는 삭제됐지만 실제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직후 일본의 일부 극우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용의자가 재일한국인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이 많았다.

이에 유학생 단체 대화방에도 '혐한 범죄 주의' 관련 공지가 돌기도 했고, 한 유학생은 우스갯소리로 '15엔 50전'의 발음을 연습 중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을 향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한국어에 없는 발음인 '15엔 50전'을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면 무참하게 살해했기 때문이다.

한 재일교포 기자도 SNS에 "오늘 사건(아베 피격)으로 인해 어느 조선인 학교는 선생님 동반으로 단체 하교 중이라고 합니다. 이 '공포'를 일본인 여러분도 느끼고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 피격 후 각종 SNS 계정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하지만 체포된 야마가미 데쓰야가 자위대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용의자가 한국인이라는 날조된 정보들은 사라졌다. 자위대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 중에는 부모와 조부모가 모두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엄격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인 건들기만 해봐. 이젠 우리가 코 베러 간다", "마치 우리 비판 때문에 재일동포가 위험해지는 것처럼 말하는데 언제 재일동포가 일본에서 안전한 적은 있었나요? 우리가 왜 저런 공지를 지우고 조심해야 하죠?", "이런 류의 일이 생길 때마다 억울한 한국인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일본인들 매번 어이없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