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피살 당한 후 주후쿠오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공식 SNS 계정에는 "신변안전 주의 공지"가 올라왔다.
공지에는 "아베 전 총리 피격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 국민 대상 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주의 환기를 위한 안전 공지를 게재합니다"라며 "신변의 위협을 느끼거나 위험한 상황 발생 시 즉시 공관 및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공지가 올라온 후 일본의 누리꾼들은 "일본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며 크게 반발했고, 한국 누리꾼들도 "용의자는 일본인인데 왜 한국인이 조심하냐"며 한국인들이 해당 공지로 괜한 오해를 살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총영사관은 현재 해당 공지를 삭제한 상태다.
총영사관의 공지는 삭제됐지만 실제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직후 일본의 일부 극우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용의자가 재일한국인이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이 많았다.
이에 유학생 단체 대화방에도 '혐한 범죄 주의' 관련 공지가 돌기도 했고, 한 유학생은 우스갯소리로 '15엔 50전'의 발음을 연습 중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을 향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한국어에 없는 발음인 '15엔 50전'을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면 무참하게 살해했기 때문이다.
한 재일교포 기자도 SNS에 "오늘 사건(아베 피격)으로 인해 어느 조선인 학교는 선생님 동반으로 단체 하교 중이라고 합니다. 이 '공포'를 일본인 여러분도 느끼고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체포된 야마가미 데쓰야가 자위대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용의자가 한국인이라는 날조된 정보들은 사라졌다. 자위대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 중에는 부모와 조부모가 모두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엄격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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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인 건들기만 해봐. 이젠 우리가 코 베러 간다", "마치 우리 비판 때문에 재일동포가 위험해지는 것처럼 말하는데 언제 재일동포가 일본에서 안전한 적은 있었나요? 우리가 왜 저런 공지를 지우고 조심해야 하죠?", "이런 류의 일이 생길 때마다 억울한 한국인을 범죄자로 몰아가는 일본인들 매번 어이없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