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 느린 8살 딸, 태권도 학원 남학생들이 성추행"

피해 부모 "11명 정도에게 폭행도 당해…촉법소년이니 처벌 피할 것" 분통

생활입력 :2022/07/06 13:11

온라인이슈팀

8살 딸아이가 태권도 학원에서 성추행과 폭행을 당한 것 같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5일 오후 5시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너무 분합니다. 사건이 알려지면 수사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촉법소년이 하루빨리 폐지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립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다리에 멍 자국이 심한 A씨의 딸. ('보배드림' 갈무리) © 뉴스1

글 작성자 A씨는 8살인 둘째 딸이 또래보다 발달이 조금 느리다고 했다. 딸은 7살에 경계성(경계선 지능)과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 중이다. 약 복용 후, 손톱과 발톱을 뜯는 부작용이 생겨 지난 6월 중순부터는 신경안정제도 처방받았다며 A씨는 우선 딸의 상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했다.

지난 일요일 저녁, 평소에도 잘 부딪히고 넘어지는 딸이긴 하지만 다른 때보다 유독 다리에 멍이 심해 보여 A씨는 아이에게 이에 대해 물었고, 딸에게 "태권도에 다니는 오빠들에게 맞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갑자기 불안감이 스쳤다고 했다. 한 달 전쯤 딸이 A씨의 성기에 유독 관심을 보여 아내에게 이에 대해 물어보라고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딸에게 "누가 고추를 만져보라고 한 적 있어?"라고 물었고 "없다"는 딸의 답변에 A씨 부부는 '단순 호기심인가'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날은 아이의 말과 상태를 종합해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밤 10시가 넘었지만 태권도 관장에게 연락을 했다. 아이의 수업 시간에 고학년이 몇 명 있냐고 묻고 3명 정도 있다는 답변을 들은 후 '그 3명이 딸아이를 성추행했구나' 하는 생각에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딸은 아빠가 신고를 하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그 오빠들 나쁘다"라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그 오빠들이) 때렸다"고 했다. A씨는 딸이 그동안 얼마나 무서웠으면 부모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신고하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용기가 나 사실을 털어놓았을까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등교시킨 후 A씨는 경찰과 함께 태권도 학원의 CCTV를 학인했다. 그런데 CCTV에는 최근 2주간의 영상만 저장돼있었고 하필 그 기간에는 아이가 도장에 바로 가기 싫다고 해 아내가 직접 하교를 같이 하고 집에 데려왔다가 다시 학원에 보낸 기간이었다. A씨는 CCTV에 증거가 남아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A씨의 억장이 무너진 건 글을 올린 5일 아침이다. 가해자를 찾기 위해 태권도장의 블로그 사진을 둘러보던 중 아이가 "얘도 그랬어. 얘도. 얘도"라고 지목한 게 11명이나 됐다. 아내가 사진에 표시하려고 터치팬으로 동그라미를 하고 있는데 직접 표시하겠다는 딸아이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아이들의 얼굴을 막 지우는 행동을 했다.

해당 학원은 A씨의 큰아이도 오랫동안 다녔던 곳이었고 A씨는 그만큼 관장님을 믿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도장에 갈 때마다 선생님 없이 아이들끼리만 있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했고, 불안한 마음에 "사범님을 더 뽑으면 안 되겠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고 했다.

A씨는 어른이 아무도 없는 시간, 딸이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을 때 남학생들이 아이의 속옷을 내리고 성추행 했다며, 딸은 발달이 느리다 보니 일을 꾸며서 말할 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아이가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센터에 아이의 성향에 대해 진술해 줄 서류를 요청해놨다고도 했다.

자신을 "딸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비"라고 표현한 A씨는 "이 사건이 커졌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사건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앞이 막막하다"고 했다.

A씨가 가해자로 추정하는 아이들은 고작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정도다. A씨는 "아이들은 촉법소년으로 (처벌을 받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고 별 탈 없이 지내겠죠?"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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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이 글을 보고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돈만 벌 게 아니고 애들 교육 좀 제대로 하자"라며 화를 냈고, "딸이 굉장히 힘들었겠네요. 직장만 괜찮다면 지역을 옮기는 건 어떨까요?"라며 A씨를 걱정하기도 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