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초록 천은 옛날 얘기'...CJ ENM 시공간 초월 LED 스튜디오

넷플릭스도 탐내는 버추얼 프로덕션 공간...해외 로케도 국내서 촬영 가능

방송/통신입력 :2022/07/05 16:36

<파주=박수형 기자> 저녁 노을질 무렵 해변가에 서 있던 배우가 갑자기 어느 한낮의 숲속을 거닐고 있다.

CJ ENM이 5일 국내 미디어에 처음 공개한 CJ ENM 스튜디오 센터의 ‘버추얼 프로덕션(VP) 스테이지’의 모습이다.

360도 벽면과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공간이다. LED 스크린에 바다를 띄우면 카메라는 바다를 찍고 있고, 곧장 화면을 산 속으로 바꾸면 높은 산세가 휘감은 스튜디오가 된다.

지름 20미터, 높이 7.3미터의 말굽형 구조인 메인 LED월 뒤로는 길이 20미터 높이 3.6미터의 일자형 LED월이 있다. 360도를 감싼 벽면 위로 천장도 LED 스크린이 마련됐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같은 기업들이 최근 탐내는 버추얼 프로덕션 공간이다. 이 곳에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기술이 탑재된 스크린을 갖춘, 세계서 유일한 공간이다.

삼성 마이크로 LED는 기존 LED와 비교해 2배 이상 선명해 스투디오 촬영 시 보다 섬세한 질감을 나타낼 수 있다. 스튜디오를 둘러싼 스크린의 해상도는 32K다.

주목할 점은 과거엔 크로마키로 불리는 초록 천 앞에서 연기한 뒤 컴퓨터 그래픽을 입혔지만, LED 디스플레이로 둘러싼 스튜디오에서 영화나 드라마의 뒷배경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배우가 CG를 예상하고 허공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에 비친 배경에 감정을 몰입해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제작 비용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 이를테면 북극 지방의 오로라 영상이 있다면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는 언제나 극 지방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촬영할 수 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스카이라인도 해외 로케이션 촬영 없이 국내서 가능하다.

이처럼 시공간을 초월한 촬영 스튜디오는 현실 공간이 아닌 우주와 같은 가상 공간도 연출할 수 있다. CG를 대체하는 만큼 후반 작업의 시간도 줄일 수 있다.

향후 VP 스테이지는 예능, 공연, 커머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다.

몰입형 XR 스테이지, 메타버스 등 최첨단 실감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 제작이 가능해 한층 진화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버추얼 프로덕션으로만 촬영을 마친 전용 콘텐츠도 탄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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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이를 통해 콘텐츠에 기술을 입히는 콘테크(Contents + Tech)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정필 CJ CNM 테크&아트 사업부장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콘테크 제작 역량 확보를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