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안았다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국내 기초과학 연구 위상 도약

과학입력 :2022/07/05 16:17    수정: 2022/07/05 17:09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Fiedls Medal)'을 수상했다. 한국 기초과학 분야의 쾌거로 평가된다.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을 수상하고 있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ICM)에서 허준이 교수 등 4명을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대수기하학을 이용해 조합론 분야에서 다수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필즈상을 수상했다. 그의 연구는 정보통신, 반도체 설계, 교통, 물류, 기계학습, 통계물리 등 여러 응용 분야의 발달에 기여하고 있다.

허 교수와 함께 마리나 비아조우스카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위고 뒤미닐코팽 프랑스 고등과학원 교수,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이 4년에 한번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 중 뚜렷한 업적을 남겼고 장래가 기대되는 학자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노벨상에 수학 부문이 없는 가운데,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허 교수는 올해 39세로 이번이 필즈상 수상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다. 

허준이 교수 (자료=IBS)

허 교수는 수학계의 오랜 난제였던 '리드 추측(Read's conjecture)'과 '로타 추측(Rota Conjecture)' 등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대수기하학과 조합론의 방법론을 창의적으로 결합해 문제를 해결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2살 때 귀국, 한국에서 초중등 및 대학 교육까지 받았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미국 일리노이주립 어바나샴페인 대학을 거쳐 미시건대학교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린 시절에는 수학에 재능을 보이지 않았고,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뒤늦게 시작해 빠른 성장을 보여 학계를 놀라게 했다. 수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시인이나 과학기자를 꿈꾸기도 했다. 서울대 재학 중 서울대 석좌교수로 초빙돼 한국에서 연구 중이던 일본의 세계적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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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교수는 "내게 수학은, 개인적으로는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좀 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일"이라며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도 받으니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금종해 대한수학회 회장은 "허준이 교수가 수학자 최고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한 것은 올해 2월 국제수학연맹이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을 최고등급인 5그룹으로 상향한 것에 이은 한국 수학의 쾌거"라며 "한국 기초과학이 필즈상을 수상했으니 머지않아 노벨상 수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