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의 여신 칼리로 분장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담은 영화 포스터가 인도에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나 마니메칼라이 감독은 지난 2일 자신의 새 영화 '칼리-퍼포먼스 다큐멘터리(performance documentary)'의 포스터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 포스터는 그러나 많은 힌두교도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이들은 마니아케랄라이가 자신들의 종교적 감정을 상하게 했다고 비난하는 수많은 댓글들을 쏟아냈다.
칼리는 힌두교에서 '파괴의 여신'으로 수백만 교도들로부터 숭배받고 있다.
많은 힌두교도들이 마니메칼라이 감독을 체포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녀의 이름은 최다 검색어 상단에 올랐다.
현재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있는 마니매칼라이 감독은 영화 속 여신은 "인류애를 옹호하고 다양성을 포용한다"며 "시인이자 영화제작자로서, 나는 칼리를 독자적 비전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종교를 묘사하는 것은 인도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인도 검열위원회는 지난 2015년 힌두 여신들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발리우드 영화 '분노한 인도의 여신들'(Angry Indian Goddesses)의 여러 장면들을 삭제했었다.
많은 다른 영화 제작자와 배우들 역시 그들의 영화에서 종교적 주제나 언급들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항의에 직면해 있다.
인도에서는 최근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한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 이슬람교도들로부터 대규모 항의 사태가 빚어졌다. 라자스탄주에서는 지난주 힌두교 남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슬람교 남성 2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힌두교 남성이 무함마드에 대한 정치인의 발언을 지지해 보복으로 그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인도 소셜미디어에서는 포스터에 나타난 칼리 여신의 묘사가 힌두교에 대한 모욕이라며, 마니메칼라이 감독에 대한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반면 모든 종교적 정서는 존중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집권 인도인민당(BJP)의 비니트 고엔카 대변인은 "포스터 속 칼리 여신의 모습이 전 세계 인도인들의 정서를 해쳤다"며 인도 정부에 트위터에 게재된 포스터를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도 델리의 한 변호사는 트위터를 통해 마니메칼라이 감독을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출신인 마니캐칼라이 감독은 현재 토론토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있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에 의해 관리되는 프로그램에 의해 선택된 18명의 대학원생들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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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메칼라이 감독은 이 영화는 토론토 시내의 거리를 활보하는 여신 분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촬영한 것이라며 "영화 속 칼리 여신은 나를 영혼으로 선택해 프라이드(성적 소수자들의 상징) 깃발과 카메라를 손에 들고, 퍼스트 네이션(원주민), 아프리카, 아시아, 페르시아계,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교도들을 만나는, 캐나다의 모든 단면을 포착할 수 있는 미니 우주"라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