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법원, 거대 플랫폼 '알고리즘 공개' 첫 판결

가격비교 사이트 카카쿠닷컴에 "우월적 지위 남용" 인정

인터넷입력 :2022/07/05 09:2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이 일본에서 알고리즘 공개를 해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달 도쿄 지역법원이 내린 판결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도쿄 법원은 지난 달 한국식 블고기 전문 레스토랑인 한류무라가 카카쿠닷컴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에서 한류무라 손을 들어줬다.

카카큐무라는 일본 최대 레스토랑 리뷰 전문 플랫폼이다.

이 소송에서 한류무라는 카카쿠닷컴이 이용자들의 점수를 집계하는 방식을 변경해 판매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우월적인 거래 지위를 남용했다”면서 한류무라의 손을 들어줬다.

카카쿠닷컴

문제는 이 판결이 단순히 두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카카쿠닷컴 측에 알고리즘 일부를 공개하도록 명령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상급 법원에서도 이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엔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들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구글 같은 거대 IT 기업들은 알고리즘도 영업 비밀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이들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법원과 규제 당국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조금씩 확대해 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알고리즘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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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본에선 세계 최초로 법원이 알고리즘 공개 명령을 하면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근무했던 히라야마 켄타로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원이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알고리즘을 공개하라고 명령한 적은 없다”면서 “이제 수 년 내에 플랫폼 사업자들이 알고리즘을 설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