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을 만나는 본격적인 시간, 청와대에서 제주도까지

경복궁 후원 권역 ‘청와대’ 포함한 전국 10개 문화유산 방문 코스

전문가 칼럼입력 :2022/07/04 17:37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예술경영학박사(Ph.D.)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예술경영학박사(Ph.D.)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가상 인플루언서와 글로벌 인물을 활용한 매력적 콘텐츠를 많이 준비했습니다. 또한 경복궁 후원 권역인 청와대까지 방문코스를 확장해 국악과 K팝, 북악산 실경이 어우러진 광복절 기념공연과 경복궁 후원의 역사성을 알리는 청와대 디지털 전시도 마련했습니다. 2022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이 코로나로 지친 국민과 방한 외래 관광객에게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만들고, 침체한 지역경제에는 희망의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달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2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문화재청장으로 취임한 최응천 청장(전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의 인사말이다.

청와대에서 열린 2022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기자간담회 모습.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이 올해로 세 번째 해를 맞았다. 2020년부터 시작한 캠페인은 출범 첫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정작 대대적 캠페인을 추진하지 못했다. 지난 2년간 비대면과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됐던 캠페인이 드디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 추진된다.

2020년 시작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류의 원형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는 국가적 브랜드 사업이다. 전국의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과 인류무형유산을 중심으로 10개 테마·75개 거점으로 구성된 문화유산 방문코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K-헤리티지로 전 세계인에게 서비스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영향 속에서도 뉴욕,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대형 전광판 광고를 통한 해외 홍보,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참가, 온라인 콘텐츠 677건 제작 등 다양한 노력으로 수많은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유산을 K-컬처로 널리 알리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상황보다는 이동환경이 다소 나아진 만큼 문화유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체험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해진 콘텐츠로 구성했다고 주관기고나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은 밝혔다. 눈길을 끄는 점은 청와대가 일반인에게 개방됨에 따라 기존 10대 방문 코스 중 ‘왕가의 길(Royalty Route)’에 청와대가 포함됐다. 경복궁 후원 권역은 과거 경복궁의 주산 북악산 앞에 있는 현 청와대 위치다.

새 장소, 새 얼굴로 매력 더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올해 캠페인의 주요 거점 행사장소로 활용된다. 먼저, 오는 8월 광복절을 기념하는 ‘코리아 온 스테이지’가 청와대에서 개최된다. ‘코리아 온 스테이지’에서는 청와대와 북악산을 실경(實景)으로 국악, K-POP 등 각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담아 전 세계에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10월에는 미디어아트와 결합한 디지털 전시로 방문코스 ‘왕가의 길’에 맞닿아 있는 청와대의 장소성을 알리며 색다른 볼거리를 선보인다.

홍원표 작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팝아트 협업작품 공개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드라마 ‘파친코’로 떠오른 글로벌 신예 김민하 배우를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김민하 배우는 그간 문화유산 방문코스 ‘산사의 길’ 중 합천 해인사를 방문해 팔만대장경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그 여행기를 ‘2022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브랜드영상’에 담아 하반기에 공개하고,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송출한다.

가상인간-메타버스, 다양한 기관‧기업 협업으로 문화유산의 확장

최영호 문화재청 활용정책과장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이 제작하고 있는 비대면 콘텐츠들도 새로운 얼굴을 만나 개편된다”며 “지난해 처음 선보인 가상융합세계 기반의 ‘제페토 속 문화유산 방문코스’는 가상인간 3남매와의 협업으로 신선함을 더하고,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인기 콘텐츠 ‘코리아 인 패션’도 새로운 디자이너와 함께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하여 세종학당재단 등 여러 공공기관, 전국의 지자체,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대폭 확대하여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4일부터 제페토에서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x 가상인간 3남매 호·곤·해일을 찾아라!' 이벤트가 진행된다. 호(昊)·곤(坤)·해일(海日)은 MZ세대의 모습을 반영해 만들어진 가상인간 3남매로 지난 2월에 등장한 이후 빠른 속도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지난해 말 ‘제주 설화와 자연의 길’과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홍보관’을 선보이며 약 19만 명이 방문(2021년 12월 기준)해 호응을 얻었으며, 이번 호·곤·해일과의 협업으로 또 한 번 MZ세대를 공략한다. 오는 11월에는 제페토를 활용한 새로운 방문 거점 ‘남원 광한루원’을 공개하며, 전 세계 3억 명의 가상융합세계(메타버스) 이용자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알린다.

가상인간 3남매 호, 곤, 해일과의 협업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영상 콘텐츠 캡쳐 (사진=한국문화재재단)

지난 2년간 차이 킴 디자이너와 함께하며 크게 주목받은 ‘코리아 인 패션’은 새롭게 브랜드 ‘리을’과 협업한다. ‘코리아 인 패션’은 유튜브 조회 수 65만 회, 화보 사진 조회 수 70만 회를 기록하며 젊은 세대에게 한복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는 방탄소년단(BTS), 지코 등이 착용하며 M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브랜드 리을의 한복 정장과 협업한다. 김리을 아트디렉터와 ‘백제역사유적지구(공주‧부여‧익산)’를 배경으로 한국적 의상을 촬영한 영상은 오는 10월 일본 도쿄에서 옥외광고를 통해 공개한다.

이외에도 ‘바라바빠’ 캐릭터로 잘 알려진 팝아트 작가 홍원표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에 합류한다. 방문코스의 주요 거점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한 그의 캐릭터 작품은 올해 캠페인 기획 작품에 활용된다. 또한 하반기에는 웅진식품과 <방문 캠페인 x 하늘보리> 한정판 음료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CJ ENM의 K-POP 채널 ‘스튜디오 춤’과 협업한 콘텐츠, S-OIL과의 세계유산축전 연계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2022년 진짜 문화유산을 만날 때!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사무국의 실무를 총괄하는 김현성 한국문화재재단 콘텐츠활용팀장은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매년 사업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정비해 왔다”며 “올해부터 코로나 이후의 현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문화유산에 담긴 고유한 이야기로 다채로운 현장 행사를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송출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광고 (사진=한국문화재재단)

새롭게 ‘방문자 여권’을 배포하고, 방문코스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문화유산 관광에 필요한 필름 카메라, 피크닉 매트 등으로 구성된 ‘방문자 키트’를 제공한다. 9월에는 웅진식품 하늘보리, 코레일관광개발과의 협력을 통해 ‘관동풍류의 길’에서 바다열차를 활용한 공동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10월 일본 도쿄에서는 주일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궁중병과(고호재, 한류문화복합센터 한국의집) 홍보행사와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일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한 캠페인이 전개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홍보관이 다시 운영된다. 지난해 8월부터 약 3개월간 운영되었던 홍보관은 콘텐츠를 개선하여 ‘10개 방문코스’를 디지털 영상 콘텐츠로 선보이는 몰입형 영상 전시와 실감형 콘텐츠 체험 시설로 국내외 관광객을 맞는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에 실감기술을 접목한 증강‧가상현실(AR/VR)과 쌍방향 콘텐츠로 국내 문화유산을 재해석 구현하며, 입체적 영상미로 문화유산을 만나게 된다.

지자체와 공동주최하는 문화유산축제도 계속된다. '세계유산축전'은 국내의 유네스코 등재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그 가치를 향유‧확산할 수 있도록 공연·재현·전시·체험 등의 헤리티지 페스티벌로 진행한다. 오는 9~10월 경상북도(안동·영주), 수원특례시, 제주특별자치도 3개소에서 열린다.

지난해 열린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중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쇼 (사진=익산시)

문화유산에 최첨단의 디지털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선보이는 문화유산 디지털 야간축제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도 연계하여 개최한다. 수도권의 수원화성 화홍문을 비롯하여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 공산성과 부여 부소산성, 익산 미륵사지, 고창 고인돌 유적, 한국의 서원 중 함양 남계서원, 산사-한국의 승지선원 중 양산 통도사,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9~10월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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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슬로건 ‘참 만남, 참 문화유산’처럼 진짜 문화유산 여행길이 열렸다. 올해부터 우리 국민과 외래 관광객이 누구나 자유롭게 한국문화의 역사와 정신이 담겨 있는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전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무형유산이 지역 활성화에 실질적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상생의 조력자가 된다. 그래서 국가유산이다. 여행과 숙박, 맛집, 쇼핑은 물론 주변 연계 관광까지 경복궁 후원 권역(청와대)에서 제주도까지 테마가 있는 루트로 연결된다. 문화유산이 위로‧치유를 넘어 이제 지역을 살리는 경제플랫폼으로 미래가치를 창출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창근 헤리티지랩 디렉터‧박사(Ph.D.)

예술경영학박사(Ph.D.). ICT 칼럼니스트이자 Media-Art 디렉터로 헤리티지랩 소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원 이사,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이사를 겸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좋은빛위원, 세종특별자치시 경관위원, 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 프로그램디렉터 등을 지냈다. 현재 인천광역시 공공디자인위원, 천안시 도시계획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5월부터 ZDNET Korea의 칼럼니스트로 오피니언 ‘이창근의 헤디트’를 연재한다.
* 헤디트(HEDIT): 헤리티지(Heritage)+디지털(Digital)+아트(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