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관행을 엄격하게 규제하려는 유럽연합(EU)의 시도가 조만간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유럽의회와 유럽이사회가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거래도 정밀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자금이전규정(TFR) 개정안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정된 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거래소는 거래 금액에 상관없이 송금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계좌번호 등을 수집해야 한다. 1천 유로 이상 거래 때는 암호화폐 지갑을 익명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거래소들은 관계기관이 요구할 때는 암호화폐 거래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
자금세탁방지법을 암호화폐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40개를 웃도는 암호화폐 전문 회사들은 지난 4월 EU 재무장관에게 새로운 법 제정 작업에 항의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서한에서 암호화폐 전문기업들은 새로운 법이 이용자의 사생활과 안전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 가상자산규제 기본법안 최종 협의도 진행
EU를 이끄는 3대 축은 유럽의회와 이사회,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30일 가상자산 규제 기본법안(MiCA)에 대한 최종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MiCA는 EC가 디지털금융전략의 일환으로 2020년 9월 유럽의회에 제출한 법안이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의 발행 및 거래에 관한 투명성, 공개, 인증 및 관리‧감독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공시의무와 내부자거래, 발행인 자격 요건 규제 등 기존 자본 시장 규제 체계를 암호화폐 쪽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MiCA는 TFR과 함께 EU의 가상자산 규제 양대 축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 EU "암호화폐 투자, 막하다간 전부 잃을 것"2022.03.18
- EU, 암호화폐도 익명거래 금지한다2022.04.01
- 영국 "암호화폐 기업 자금세탁방지책 미흡"2021.06.04
- 美, 암호화폐 자금세탁 규제 본격 나섰다2021.05.21
유럽의회 의원으로 TFR 관련 보고를 한 어니스트 우터슨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MiCA가 통과될 때까지는 TFR 규정들이 적용되기 힘들 것”이라면서 “EU의 암호자산 규제 정책에서 두 개 규정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익명으로 암호자산을 거래하는 관행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면서 두 개 법안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