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부 한 쇼핑몰을 가격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 현장은 가히 '지옥'과 같았다. 현장에서 부상한 한 환자의 전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반병동에서 머리에 피 묻은 붕대를 감고 있는 루드밀라 미하일레츠(43)는 "지옥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남편과 함께 전자제품 코너를 구경 중이었던 그는 폭발과 함께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고 했다.
미하일레츠는 "먼저 머리가 날아올랐고 파편들은 몸을 가격했다"며 "건물 전체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서 바닥에 떨어졌는데 그뒤로 의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쇼핑몰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율리아(21)는 이번 공습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로만(28)은 당시 공습경보를 듣고 인근 지하실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보 작동 시에도 개점을 허용한다는 쇼핑몰 방침상 당시 많은 사람이 실내에 머물러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긴급구조대에 따르면 중부 폴타바주 크레멘추크군 소재 한 쇼핑몰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28일 이른 오전까지 집계된 사상자는 최소 75명에 달했다.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25명은 크레멘추크 공립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 중 6명은 중태에 빠졌다.
올렉산드르 코발렌코 크레멘추크 공립병원 수술 부차장은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6번째 도시 폭격"이라며 "다만 이전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덮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공습 당시 쇼핑몰에는 약 1000명 민간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번 러시아군 공격이 쇼핑몰이 가장 붐비는 시간에 맞춰 계획적으로 이뤄졌으며 그 결과 최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하루가 다되가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구조대원들이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근 호텔에는 실종자 접수를 위한 긴 대기 줄이 늘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에 따르면 최소 40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크레멘추크군은 수도 키이우에서 남동부 약 300㎞ 떨어진 항구도시로 전쟁 이전 약 22만명 인구가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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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도시 규모는 작지만 우크라이나 간선철도의 분기점이자 세계적인 정유회사 우크르타프나프타 공장, 크류키브 철도차량 제조공장 등이 있어 동유럽 산업 중심지로 통한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