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일부터 1억원 이상 대출에 대해 총 부채 원리금 상환금액이 연간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는 '총 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40%' 규제가 시행되면서, 정부는 장래소득을 계산해 주택 담보 대출 한도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행 장래소득을 계산하는 산식으로는 주택 실수요자로 많이 꼽히는 만 35~39세에게는 의미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연령층 소득이 만 35~39세보다 줄어들면서 전혀 가중치가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은행들이 주택 담보 대출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늘리면서 만 20~29세 이하 청년들의 장래 소득이 연 100만~400만원 늘어나는데 그치지 않는 것으로 계산됐다.
27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장래소득 인정 기준 산식에 따라 20~39세의 장래소득을 추정해봤다. 장래소득은 이 구간에 속한 청년들이 점차 연 소득이 늘 것으로 가정한 것으로 만기 10년 이상의 주택 담보 대출 한도 산정에 활용된다. 현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만 20세이고 만기 20년의 주택 담보 대출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만기가 도래하는 만 40세의 구간에 해당하는 연 소득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다. 가중치가 적용된 장래소득은 해당 연령의 평균 급여보다 높아지는데, 만 35~39세가 만기 20년 이상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가중치가 0으로 집계됐다. 즉, 만 35~39세는 장래소득에서 전혀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연령별로 장래소득을 추정하면 ▲만 20~24세 평균 급여 2천619만원→3천628만원 ▲만 25~29세 3천249만원→4천13만원 ▲만 30~34세 3천798만원→4천253만원으로 소폭이나마 증가하지만 ▲만 35~39세 4천383만원→4천383만원으로 동일하다. 이유는 만 35~39세의 연 소득과 주택 담보 대출이 도래하는(만기 20년) 만 55~59세의 연 소득 차이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장래소득의 월 급여액을 내기 위해서 고용노동통계를 쓰는데 만 35~39세의 추정 연 소득은 4천383만원이고 만 55~59세의 경우 4천396만원으로 13만원 차이다.
문제는 더 있다. 주택 담보 대출의 만기가 최장 40년으로 늘어나면서 이 산식을 계속 활용할 경우 29세 이하도 장래소득을 인정하는 것이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 복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9세 이하 자가 거주자는 11.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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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식 그대로 적용하면 만 20~24세가 만기 40년 주택 담보 대출을 이용할 경우 은행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장래소득은 3천11만원, 만 25~29세는 3천336만원이다. 결국 만 20~24세의 장래소득은 원래 급여보다 369만원, 만 25~29세는 연 소득이 87만원밖에 오르지 않는다. 이는 대출 한도에서 큰 차이를 갖고 올 수 없다는 것이 은행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소득이 꺾이는 만 55~60세 이상의 연 소득을 산식에 포함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이 가중치 산식의 개정을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행 기준으로는 사실상 무주택 실수요 차주들이 주택을 구입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