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에너지쇼크'에 반사이익…2분기도 웃을까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올들어 최고…국제유가 고공행진 이어가며 2분기 실적 견조 예상

디지털경제입력 :2022/06/20 16:21    수정: 2022/06/20 16:22

역대급 '에너지쇼크'에 국내 정유사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제마진 상승과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정유사들은 2분기 실적에서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20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6월 3주차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4.41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최대 정제마진이다. 지난 5월 첫주 24.2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찍었지만 약 한 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고평가이익은 지난 1분기와 비교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제마진 상승 덕에 2분기 정유사 실적도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뉴스1

국제 유가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6.29달러로 전일보다 1.30달러 상승했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WTI)는 각각 113.12달러 109.56달러로 전일보다 6.69달러, 8.03달러 하락했지만 이미 배럴당 100달러선을 웃돌고 있어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제마진과 국제 유가 상승은 러시아에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코로나19봉쇄조치 해제 등 국제 현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은 지난 3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히며 원유 공급은 타이트해졌다. 이에 더해 중국은 장기간 이어지던 코로나19 봉쇄조치를 해제하며 원유 수요 확대를 부추겼다.

정유4사 CI. (사진=각 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소극적인 원유 증산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국제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위드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항공유 수요도 큰 폭으로 늘고 있어 당분간 정유사들의 실적은 견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혀 국제 유가 상승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해 2조3천6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하며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배터리, 소재 사업이 부진했음에도 정유 사업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 1조7천65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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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컴퍼니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천2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7.1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9천154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80.73%의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정유 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바이든 정권 시작 시점 대비 유가가 배럴당 56달러에서 116달러로, 정제마진은 3달러에서 28달러로 상승했다”면서 “바이든과 사우디 관계, 미국 시추/정유업체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런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