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쇼핑몰 'JYP샵'을 열었다. 정교한 이커머스 시스템을 직접 구축한 것이 아니라 카페24의 전문 플랫폼을 통했다. 이로 인해 큰 힘 들이지 않고도 국내는 물론 영미권, 중어권, 일본 등의 소비자에게 각각의 언어와 결제 등 맞춤 쇼핑 환경을 제공하게 됐다.
JYP엔터테인먼트처럼 전문 플랫폼과 손잡고 D2C 쇼핑몰을 구축, 운영하려는 기업이 증가세다. 큰 비용과 인력을 들이지 않고도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는 협업 전략이다. 테슬라와 넷플릭스 등 거대 기업도 자사 쇼핑몰은 전문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하는 해외 동향이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D2C를 잘 운영하면 상품 판매 과정에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의존도를 줄임은 물론, 지향하는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 어떤 소비자가 언제 어떤 경로로 D2C에 접속해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모아 전략에 반영하기도 용이하다.
■ 한류 열풍 주도 엔터테인먼트 3사의 잇단 D2C 오픈
우선 한류 열풍에 맞춰 해외 팬들과 소통 폭을 넓히려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JYP엔터테인먼트에 앞서 2020년 YG엔터테인먼트, 2019년 SM엔터테인먼트가 카페24 플랫폼에서 D2C 쇼핑몰을 열고 아티스트 관련 상품 판매는 물론, 콘서트를 비롯한 각종 정보를 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이 기업들은 D2C 쇼핑몰로 국내는 물론 영미권, 중어권, 일본 등 글로벌의 다양한 지역에 진출했다. 예를 들어 각 언어로 D2C 쇼핑몰을 구성하고, 페이팔과 알리페이, 유니온페이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해외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맞춤형 쇼핑 환경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중국의 팬은 중국어 버전의 D2C 쇼핑몰에서 평소 익숙했던 알리페이 결제 서비스로 상품을 구매하는 구조다.
이에 한류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세계 각지 팬들은 이런 D2C 쇼핑몰에서 음반과 액세서리, 응원용품, 리빙 등 다양한 굿즈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 손연재 의자·서현의 빨간약 등 메가히트작도 D2C로 판매
최근 시장에서 이른바 메가 히트작으로 주목 받는 브랜드 중 다수도 카페24 플랫폼 기반 D2C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 간에 '손연재 체어'로 지칭되는 '커블체어'는 누적 판매량이 800만개에 달한다. 이를 판매하는 기업 에이블루는 커블체어의 후속 시리즈를 D2C 쇼핑몰에서 지속 선보이고 있다. 대량구매와 수출 관련 문의 등 비즈니스도 D2C 쇼핑몰로 받고 있다. 상품의 올바른 사용 방법을 D2C 쇼핑몰의 사진 콘텐츠로 안내하면서 고객 유입을 늘리고 있다.
'서현의 빨간약'으로 유명한 다이어트 식품 '콜레올로지' 역시 카페24 기반 D2C 쇼핑몰에서 판매된다. 서현이 설명하는 다이어트 방법 콘셉트의 콘텐츠가 D2C 쇼핑몰의 인기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콜레올로지를 판매하는 기업 어댑트는 D2C 쇼핑몰을 온라인 공식 판매처로 알리는 한편, 회원 전용 혜택과 채팅 상담 등의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MZ세대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아복 편집숍 '룩스루'도 최근 카페24 플랫폼으로 D2C 쇼핑몰을 열었다. 셀럽들이 애용하는 트렌디 상품을 소비자가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백일, 돌, 생일, 입학 등 유아동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상품 제안도 특징이다.
이 외에도 카페24를 통해 ▲롯데제과 '스위트몰' ▲SK텔레콤CST1 '티원샵' ▲KT '케어몬스토어' ▲이랜드월드 '후아유' ▲애경산업 '에이솔루션' ▲바닐라코 '바닐라닷컴' ▲컨버스코리아 '컨버스몰' 등 다수 기업들이 카페24 플랫폼에서 D2C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 완성도 높으면서도 쉬운 D2C…전문 플랫폼의 힘
전문가들은 기업이 전문 플랫폼의 활용으로 급변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D2C 쇼핑몰을 여는 것을 넘어서 전문적 운영 체계를 갖추기에 용이하다.
기업이 시장 변화에 맞춰 새로운 D2C 쇼핑몰 기능을 필요로 하다면 플랫폼을 통해 쉽게 구현할 수 있다. 카페24의 경우 수많은 D2C 쇼핑몰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맞춤 제작 역시 가능하다. 간단한 앱 설치만으로 시간, 비용, 인력 투자 없이 신기능을 간편히 선보일 수 있다.
이런 기능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활용도 포함된다. D2C 쇼핑몰 운영에 익숙하지 않은 운영자도 전문가 수준의 운영을 쉽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페24의 '에디봇'은 수백만 장 상품 이미지를 운영자가 원하는 주제에 따라 자동 분류해 상품 상세페이지까지 만든다. '세라'는 D2C 쇼핑몰에 방문한 소비자의 행동 패턴에 기반해 상품 진열을 실시간으로 바꿔주는 기능이다.
기존 기업 시스템과의 연동도 중요한 대목이다. 기업이 D2C 쇼핑몰 운영을 위해 내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평소의 ERP나 재고관리 솔루션, 데이터베이스 등을 D2C 플랫폼에 쉽게 연동할 수 있다. ERP에 상품을 등록하면 D2C 쇼핑몰에 자동 선보여지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 나이키부터 명품 업계까지…글로벌 D2C 시장 급성장
기업의 D2C 쇼핑몰 도입은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디지털컨설팅기업 '퍼블리시스사피엔트'는 대기업들의 D2C 도입 비중이 2020년 11%에서 2024년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0년부터 나이크, 반스, 랄프로렌, 롤렉스, 버켄스탁 등이 아마존을 떠나는 현상이 주목 받았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를 '아마존 엑소더스(Amazon Exodus)'라고 분석했다.
나이키의 경우 지난 2019년 말 아마존 판매를 중단하고, D2C 사업에 집중해 디지털 매출을 크게 높였다. 회계연도 기준 올해 3분기(작년 12월~올해 2월) 매출이 109억 달러(약 14조원)로 펜데믹 상황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D2C 쇼핑몰 중심의 직접 판매 규모는 46억달러(약 5조9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나이키 D2C 쇼핑몰의 회원은 전 세계적으로 1억4천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3월 D2C 쇼핑몰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사업의 절반 이상에 D2C를 도입하는 '4 year plan'으로 사업을 키우겠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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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불가리와 에르메스, 까르띠에, 멀버리 등 명품 기업들도 잇따라 D2C 쇼핑몰을 선보였다. 시장에서는 기업마다 D2C 쇼핑몰로 어떤 성적을 기록할 지도 중요한 관전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D2C 사업의 성장은 기업들에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 과정에서 검증된 전문 플랫폼의 역할이 지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