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마켓, 복제권·공중송신권 확인 체계 갖춰야"

정진근 강원대 교수 "플랫폼 사업자로서 법적 책임 인정 가능성 높아"

컴퓨팅입력 :2022/06/18 09:56    수정: 2022/06/18 11:54

대체불가토큰(NFT) 거래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NFT 거래 플랫폼이 복제권, 공중송신권 등의 법적 권리를 전제로 NFT를 발행하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법 및 데이터법의 이슈와 과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같이 분석했다.

발표에 따르면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NFT는 저작물의 디지털 사본으로서, 거래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이거나 저작권자로부터 복제권과 공중송신권 이용을 허락받은 자여야 한다. 변형이 필요한 경우에는 동일성 유지권, 2차저작물작성권 허락을 받아야 한다. NFT 거래 과정에서 결정되는 구체적 계약 내용도 저작권자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

NFT 거래 플랫폼이 법적 분쟁을 초래하지 않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권리들이다. 이런 권리를 획득했음을 증명하는 이용허락계약서를 첨부하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인공지능(AI) 등 계약서 내용과, NFT로 거래에 제공되는 조건이 동일한지 확인하는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봤다.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NFT로 제작되는 디지털 파일 중에서는 법적 저작권이 등록돼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 이런 파일에 대해서도 저작권자를 식별할 수 있는 검색과 데이터베이스 등을 NFT 발행 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약 저작권자의 이런 권리를 침해하는 NFT 거래가 발생할 경우, 기술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ERC-721, ERC-1155, IPFS API 등의 기술 표준 하에서는 특정 데이터를 네트워크 전체에서 삭제하거나 다른 노드에게 해당 데이터 삭제를 요청하는 함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진근 교수는 "과거 문제가 불거진 '새드 프로그 디스트릭트' 프로젝트의 경우 플랫폼인 오픈씨가 해당 프로젝트를 삭제하는 식으로 대응했다"며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를 삭제해 조치할 수 있겠으나, 디지털 사본을 삭제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과거 판례를 볼 때 NFT 거래 플랫폼 사업자에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로서 이런 법적 책임이 부여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플랫폼 사업자가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서버에서 삭제하는 등으로 게시를 철회하지 않는 경우, 정범의 범죄 행위가 방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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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019년 대법원이 다만 삭제와 차단 요구를 받지 않아 침해 게시물의 게시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기술적·경제적으로 게시물에 대한 관리, 통제할 수 없는 경우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인정이 어렵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NFT 플랫폼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책임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진 않았다. 저작권 침해물의 삭제권, 삭제할 기술적 수단 보유 여부도 논의가 애매한 상태다. 정 교수는 "블록체인 및 IPFS에서의 디지털 사본의 완벽한 삭제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거래 플랫폼의 프로젝트 삭제만으로 OSP 책임 제한이 가능하도록 해석론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