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자, 고수익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던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들도 운영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급망 위기와 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에서 각종 악재가 나타나면서 위축된 투자 심리가 암호화폐 시장에도 위기감을 조성했다. 특정 코인에 한정되지 않고, 시장 전체적으로 투자금이 급속히 이탈하는 양상이다. 이에 시장 유동성을 활용한 디파이, 스테이블코인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투자 심리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지난달 파장을 몰고 왔던 '테라-루나' 뱅크런 사태에 이어 또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파산해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평균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9천4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조 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14일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약 10% 하락한 2만2천 달러 대, 이더리움은 약 8% 하락한 1천200 달러 대를 기록하고 있다.
하락장 속에서 위기에 부딪친 곳 중 하나는 암호화폐 금융 플랫폼 셀시우스네트워크다. 셀시우스네트워크는 모든 계좌의 암호화폐 인출, 교환, 송금을 중지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셀시우스는 약 18~30% 수준의 높은 예치 이자를 제공해왔다. 이 때문에 대량 예금 인출 요구가 발생할 경우 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받아왔다.
셀시우스에 대한 파산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부가 대량 인출을 요구하자, 준비금 소진을 우려해 이번 서비스 중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셀시우스가 밝힌 이용자 수는 170만명, 동결되는 자금은 80억 달러 수준이다. 인출 재개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스테이블 코인 'USDD'도 13일 고정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디페깅' 현상이 나타나면서 프로젝트 붕괴 우려가 커졌다.
USDD는 트론DAO에서 발행한 트론 코인(TRX) 기반으로 가치 유지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그런데 이 알고리즘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난 것.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던 테라-루나가 지난달 디페깅을 겪다가 결국 고정 가치를 복구하지 못하게 됐기에 이런 우려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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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 측은 이달 초 USDD 담보 비율이 과잉 상태라며 자금 안정성이 충분하다고 밝혔으나 14일 현재도 USDD 시세는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고정 가치인 1달러에서 벗어난 0.98 달러를 기록 중이다.
USDD의 시세 변동 상황을 의식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TRX를 거래 지원 중인 국내 원화마켓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TRX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