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만명당 26.9명 스스로 목숨끊어…"OECD 최고 수준"

자살자 수 1만3195명으로 전년比 604명 줄었지만 낙관할 수 없어

헬스케어입력 :2022/06/14 12:01    수정: 2022/06/14 14:02

지난 2020년 우리나라의 국민의 10만 명 가운데 26.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1만3천195명으로 2019년 1만3천799명 대비 604명이 감소했다. 자살률은 전년 26.9명보다 감소한 25.7명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이란 인구 10만 명당 고의적 자해(자살)한 사망자 수를 말한다.

이는 자살률이 최고치였던 2011년 자살사망자 1만5천906명·자살률 31.7명과 비교해 자살자 수는 2천711명으로(17.0%↓) 감소한 수치다. 자살률도 6명(19.0%↓) 줄었다. 

OECD 회원국 연령별 자살률(자료=세계보건기구)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여전히 전 세계 1위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ECD 회원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19년 기준 24.6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OECD 평균 11.0명 보다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살사망자 가운데 남자는 9천93명으로 68.9%, 여자는 4천102명으로 31.1%의 비중을 보였다. 자살률은 남자가 35.5명으로, 여자의 15.9명보다 2.2배 높았다. 다만, 응급실에 내원한 자해·자살 시도는 여자의 수는 2만1천176건(60.7%)으로, 남자의 1만3천729건(39.3%)보다 1.54배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천6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의 자살률은 62.6명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응급실 내원 자해·자살 시도자는 20대가  1만7건(2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5천279건(15.1%) ▲30대 5천272건(15.1%) 순이었다.

지역별 현황은 ▲경기 3천129명 ▲서울 2천161명 ▲부산 921명 순으로 많았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충남 27.9명 ▲제주 25.5명 ▲강원 25.4명 순이었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인구구조가 서로 다른 지역별 비교를 위해 각 지역별 인구를 표준화해 산출한 자살률이다.

2020년 성별, 연령대별 자살률. 단위: 인구 10만 명당 명(% 증감률) (자료=통계청)

또 자살사망자의 수는 월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7월이 1천228명(9.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8월 1천185명(9.0%) ▲5월 1천152명(8.7%) 순으로 많았다. 다만, 12월은 913명(6.9%)으로 가장 적었다.

자살동기는 남자의 경우, 10대·20대는 ‘정신적 어려움’으로 확인됐다. 30대~50대는 ‘경제적 어려움’, 60대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이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여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높았다.

복지부 정은영 정신건강정책관은 “자살률은 감소했지만 향후 추세는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반영해 실효성 높은 자살예방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황태연 이사장도 “2020년 자살률 감소라는 성과를 두고 긍정적인 예측을 이어가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백서에 포함된 자살현황 및 사업내용이 자살 예방 관련 실무자들이 각 지역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0년 지역 연령표준화 자살률(그림=보건복지부)

한편, ‘2022 자살예방백서’는 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되며, 전국 자살 예방 실무자 및 관계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