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노베이터(Market Innovator)'.
SK플래닛 DT솔루션 사업팀을 이끄는 한상훈 팀장의 명함에는 팀명, 직책뿐 아니라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이 단어도 함께 쓰여있다. 두 번의 창업 경험을 가지고 SK그룹에 입사한 한상훈 팀장은 대기업에 소속돼있더라도, 시장 가치를 창출해내고 말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K캐쉬백’, ‘시럽’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은 마일리지, 멤버십, 쿠폰 등을 통한 로컬 커머스 역량을 보유해왔다. OK캐쉬백 앱을 열면 나오는 지자체 콘텐츠 서비스 ‘대한민국 핫오브핫’, ‘우리동네 핫플’, 시럽 앱에 있는 ‘플레이 AR’ 등은 DT 솔루션 사업팀 보유 솔루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한 팀장은 디지털전환을 통해 소상공인을 돕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DT솔루션 사업팀은 2019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만 6천271개 업체에 O2O(온오프라인 연결) 홍보를 지원했고, 560개 업체에 교육, 컨설팅 등을 제공했다.
소상공인들은 OK캐시백 앱의 우리동네 핫플 배너 노출이나 푸시, 쿠폰 등을 통해 사업체를 알리고 온라인 강의를 통해 마케팅 역량 등을 배울 수 있다. 기자는 지난 3일 서울시 서초구 한 카페에서 한상훈 팀장을 만나, 소상공인 지원사업 뒷이야기와 팀의 목표를 들어봤다.
다음은 SK플래닛 DT솔루션 사업팀 한상훈 팀장과의 일문일답.
Q. 본인 소개
"1세대 인터넷 시절인 2001년 쥬얼리 쇼핑몰, 2010년 지역 쿠폰 관련 로컬 서비스를 창업한 적이 있다.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류해 네이트온 서비스를 해외 출시하는 일을 맡게 됐는데, 그때 나이키 마라톤 대회 등 제휴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2년 SK플래닛으로 이동해 지금까지 오게 됐다.
내 명함 뒤편을 보면 ‘마켓 이노베이터’라고 쓰여있다. 창업을 해서 벤처에 있든, 대기업에 속해있든, 결국 ‘마켓 밸류’를 만드는 게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제품 혁신 수준이 아닌, 시장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는 기업가 정신으로 지금까지 달려왔고, 지금 팀원들에게도 그런 주문들을 하고 있다."
Q. SK플래닛 DT솔루션 사업팀은 어떤 팀인가.
"오프라인 사업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과거 금광이었던 정선 화암동굴에서 증강현실(AR)기반으로 금을 찾으면 출구에서 실제 금을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한 적도 있다.
현재 팀원은 총 19명인데, 각자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모였다. 팀은 UI·UX· 디자인, 사업개발, 마케팅, 영업, 기획, 운영, 통계 등으로 구성돼있다. 대기업의 특성상, 몸집이 커서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는데, 우리는 전문성 있는 팀원들이 어떤 서비스가 시장에서 잘 작동되는지 빠르게 실험해보고 지속 가능성, 확장 가능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빠른 실행력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장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과 같은 정신으로 일하려고 한다."
Q.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2019년부터 소상공인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어떤 사업인가.
"공단과는 ‘소상공인 O2O지원 사업’, ‘이커머스 인큐베이팅 사업’, ‘경영개선·재창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상공인이 마주하는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고객의 매장 방문을 돕고 이커머스를 통한 제품 전국 판매 등을 지원한다.
OK캐시백, 시럽 앱이 위치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매장 근처에 있는 사람,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 푸시 보내기 등이 가능하다. 먼저 소상공인 O2O지원사업은 고객이 매장에 방문할 수 있도록 매장 인근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위치 기반 모바일 홍보를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특히 미용실, 정육점 등 배달이 불가능한 업종의 점주에게 도움이 된다.
이커머스 인큐베이팅 사업은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개척, 동네주민 대상 단골맺기 서비스, 유료 쿠폰 판매 후 매장 방문 유도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영개선·재창업 사업은 교육·워크샵·경영 컨설팅 등을 통해 마케팅, 사업 자금 등을 지원해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Q. SK플래닛이 해당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SK가 자체적으로 ESG에 관심이 있다. 우리 플랫폼의 강점으로, 소상공인과 상생하고 이들을 도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보통 공공기관, 국가 사업을 딱딱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간 업체로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소비자 친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커머스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만렙사장님양성소’에 등장하는 오뚜기 캐릭터도 우리 인턴과 디자인 팀이 협력해 만들어졌다."
Q. 실제 효과는 어떠한가.
"소상공인 사장님들에게 만족도 조사를 진행해봤는데, 이전까지는 모바일 홍보를 해보지 않았다가 이번 기회로 모바일 홍보를 해보고,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고 말한 이들이 제법 있었다.
매장 오픈 준비에 앞서 우리 사업에 지원한 떡집 사장님도 계시는데 떡집 오픈 하기 전에 사전 홍보를 통해 잠재 고객을 모으고, 오픈 직후 주문 1천 세트가 들어와 너무 기뻤다고 한 분도 기억이 난다. 조명 사업하던 사장님도 마케팅의 중요성은 알지만 인건비 때문에 직원을 고용하기도 어렵고 답답하던 차에, 만렙사장님양성소의 교육과 실습을 통해 SNS 마케팅 역량을 배워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Q.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하며 힘들었던 순간과 보람찬 순간은.
“좋은 컨설팅이 있어도 변화를 위해 점주의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변화를 생각하지 못할 때 안타깝다. 보람찼던 순간은 사장님들이 자신만의 스토리로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볼 때다. 그럴 땐 정말 도와드리고 싶고,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카타르시스도 느낀다.”
Q. DT 솔루션 사업팀의 향후 목표는.
"사장님들을 위한 커뮤니티이자 국가 혜택 정보도 제공하는 만렙사장님양성소 홈페이지도 만들고, 힘들었던 소상공인이 재기에 성공한 사례를 담은 다큐멘터리도 제작할 생각이다. OK캐쉬백의 ‘대한민국핫오브핫’ 서비스도 전국으로 확장하고 싶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영역에서 시작된 디지털 전환이 시장 관점에서 다양한 주제로 의미 있는 사례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특히 외부 활동이 활성화되는 포스트코로나 시기를 대비해 우리 팀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구성원들이 보람을 느끼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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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은 대기업의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사업 경험이 많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전수해 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회사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나이와 전공에 무관하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을 교류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
진심으로 우리 팀 구성원 한명 한명이 시장에서 그 분야의 DT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또 시장에서 ‘SK플래닛’ 하면, ‘거기 정말 잘한다’,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등 반응이 나오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