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불을 질러 56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 용의자가 앙심을 품고 찾아갔으나 출장으로 화를 면한 변호사가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막막하다"며 허탈해 했다.
이 변호사는 방화 용의자 A씨가 투자금을 날리자 소송을 제기한 대구 수성구 재개발건축 사업의 시행사 대표 측 변호를 맡고 있다.
변호사 B씨는 9일 "직원과 동료들이 숨져 막막하다"고 했다.
B씨는 이날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출장갔다가 방화 소식을 듣자 곧바로 대구수성경찰서에 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B씨는 "나와 함께 일한 변호사를 포함해 직원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방화 용의자 A씨는 재개발 투자금 관련 소송에서 알게 됐고, 그가 1심에서 패소하고 항소심 진행할 때까지 내게는 연락도 없었다"며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 너무 당혹스럽다"고 했다.
경찰 수사 결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건물 화재는 투자금을 잃고 재판에서 패소한 A씨가 상대측 변호사인 B씨에게 원한을 품고 방화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대구 수성구의 한 재개발건축 사업에 6억8500만원을 투자했다 분양 저조로 큰 손해를 봤다.
그러자 "돌려받은 변제금을 뺀 나머지 5억3400만원을 돌려달라"며 재개발사업 시행사 대표 C씨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와 아무런 채권·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 피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A씨는 9일 오전 10시55분쯤 C씨의 변호를 맡은 B변호사의 사무실에 시너를 들고 찾아가 불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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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로 A씨를 포함 변호사 사무실에 있던 7명이 숨지고 49명이 부상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