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건전성 악화 늘자 금융위 규제 바꾼다

LAT·적기 시정 조치 유예 내용 중점 검토중

MG손해보험사의 건전성 비율이 또 떨어져 경영정상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MG손보 뿐만 아니라, 보험사 전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MG손보가 지난달 31일 공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지급여력비율(RBC)은 69.3%로 지난해 말 88.3%보다 19%p 하락했다. 

RBC는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치다. 금융당국은 RBC 적정 비율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MG손보는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수 차례 경영 개선 요구를 받았다. 해결 조짐이 없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사법당국은 부실금융기관 지정 효력 집행을 정지했고 금융당국은 항소한 상황이다.

문제는 MG손보사 건전성 지표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채권을 팔아 자본을 늘릴 수 있지만 매도 가능한 채권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되더라도 법원서 뚜렷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금융감독당국이 손 쓸 도리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법원의 집행정지 결과에 따라 경영권도 다시 JC측에 넘어와 향후 2년여 간 MG손해보험에 추가 자본 확충 등의 규제 조치를 할 수 없게 돼 손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MG손보 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 중 NH농협생명의 RBC는 전분기 대비 79%p 하락한 131.5%를 기록했다. DB생명은 전분기 대비 18.5%p 하락한 139.14%, 흥국화재는 전분기 대비 8.7%p 내린 146.7%,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등의 RBC비율 역시 각각 61.57%P, 58.51%p 하락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일제히 악화되자 금융당국은 업계에서 건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당국운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협회가 요구한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와 RBC비율 관련 건의 사항들도 중점적으로 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손해보험협회는 LAT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LAT는 부채를 결산 시점에 재산출해서 기존 부채보다 재산출한 부채가 크면 그 차액만큼 책임준비금을 더 적립해야하는 구조이지만 금리상승기에는 보통 재산출된 부채가 기존 부채보다 적게나와서 잉여금이 발생하는데 이 잉여금을 잉여자본으로 반영해달라는 논리다.

생명보험협회는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되면 보험업법에 따라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는데 이를 유예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제도개선 방안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기 보단, RBC비율이 낮아지면서 회의를 했는데 이때 나온 건의 내용들을 현재 정리해 금융위에 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본확충에 중점을 두면서 RBC비율이 100%를 넘길 수 있게 제도를 최대한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채권계정 재분류 개선 요구도 업계에서 나왔지만 금융위는 회계기준법상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채권 등을 포함해 자산을 운용한다. 금리에 따라 채권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험사는 3년에 한 번씩 채권 계정을 재분류할 수 있다.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 등 선택해서 분류할 수 있는데, 업계는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한 채권 계정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다시 또 바꿀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