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에너지원(ATP)을 제거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 치료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이용훈)는 화학과 유자형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암세포 APT와 결합, 거대 분자덩어리를 만들어내는 항암 유도물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APT는 아데노신 3인산(Adenosine triphosphage)의 약자다. 생명체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원이며, 미토콘드리아에서 합성된다. 세포 기능과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질을 생화학 반응을 거쳐 합성하는 대사 작용에 ATP가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ATP가 부족하거나 ATP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가 망가지면 대사 장애가 일어나 세포가 죽는다.
연구진이 개발한 항암 유도물질을 투입한 암세포는 거대 분자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ATP가 소진돼 성장이 멈춘다. 또 분자덩어리가 커지면서 미토콘드리아 막을 훼손,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일으켜 암세포 성장을 방해한다.
빠르게 증식하는 암 세포는 정상 세포에 비해 ATP 농도가 더 높다. 연구진은 이 점을 활용, ATP 농도가 높을 경우 ATP와 결합해 분자덩어리를 만드는 항암 유도물질을 개발했다. 정상 세포는 ATP 농도가 낮아 분자덩어리가 생기지 않는다.
이 분자덩어리는 크기가 수백 나노미터에 달할 정도로 커서, 비슷한 크기의 미토콘드리아 막을 물리적으로 망가뜨린다. 또 분자덩어리 합성 과정에서 ATP가 이 분자에 같이 뭉쳐져서 세포 내 ATP를 제거한다.
관련기사
- 면역항암제 치료 성공률 높일 신물질 찾았다2022.04.19
- 단백질 모방한 나노머신이 암세포 뚫고들어가 죽인다2022.03.20
- ‘암’ 완치율 늘었지만…‘부작용’ 조기발견 치료가 삶의 질 높여2022.04.21
- 소리로 효소반응 조절한다2022.05.03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 결과, 암세포 성장이 정상 세포보다 느려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세포 에너지원인 ATP를 제거하는 동시에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거대 자기조립체'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이 효과적 항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였다"라며 "향후 미토콘드리아 표적 약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곽상규 교수팀과 함께 한 이번 연구 성과는 2일 발간된 학술지 '케미컬 사이언스(Chemical Science)'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