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의 무역적자 우려…현실로?

1분기 이어 4·5월 무역적자…코로나·우크라 사태에 수입액 급증

디지털경제입력 :2022/06/03 16:34    수정: 2022/06/04 08:39

올해 무역적자가 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세계적으로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133억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의 적자가 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무역수지는 17억 달러 적자로 잠정 집계됐다. 4월(25억 달러 적자)에 이어 두 달째 적자다. 1분기 기준으로도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무역적자를 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가 158억 달러 규모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했다. 최고 수출 실적에도 원·부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고 산업연구원은 지적했다. 수입액은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으로 17%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해 6월부터 1년 내내 수출보다 수입 증가세가 강하다. 원유·가스·석탄 같은 에너지 가격이 올라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불안정한 공급망 등이 영향을 미쳤다. 5월 수입액은 1년 전보다 32% 늘어난 632억 달러다. 5월 수출액은 615억 달러로 21% 성장했다.

정부는 수출을 늘려 위기를 넘어서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5월 무역수지가 발표된 직후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수출 발판으로 삼으려면 기업의 활력을 키워야 한다”며 “기업이 직면한 금융·물류 상황을 분석하고 업종별로 수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액이 7천38억 달러로 처음으로 7천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가율은 9%로 지난해(26%)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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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은 무역흑자다. 4월 ICT 수출액이 199억 달러, 수입액 121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78억 달러 흑자다. 전체 수출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이른다. 반도체가 12개월 연속 100억 달러 넘게 수출되며 실적을 이끌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교역 조건이 악화돼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수출 경기는 양호하게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봉쇄돼 4월 3.4% 줄었던 중국 수출이 5월에는 1.2% 늘어나며 반등한 게 긍정적”이라며 “이달부터 중국 상하이 봉쇄가 본격적으로 풀리면 중국 수출 규모가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