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6월 국내 유입?…법정감염병 지정이 도움될까

국제적 이동량 많아진 상황에서 국내 유입 머지않아

헬스케어입력 :2022/06/03 10:49

온라인이슈팀

원숭이두창이 1일 기준으로 전세계 30개국, 550명 이상에게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도 이 속도라면 국내 유입이 머지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부 해외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은밀히 확산되고 있다가 최근 드러난 것이라고 보고 있고, 여름 축제 등이 확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내 코로나19 검사장에 한 시민이 의료진과 상담을 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해외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2.5.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이처럼 원숭이두창 풍토병 지역인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국가 외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빠르게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아직 보고된 확진 사례 중 사망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질병이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까지 퍼지면 위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자먼드 루이스 WHO 원숭이두창 책임자는 바이러스가 수개월, 어쩌면 수년 동안 은밀하게 확산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풍토병 이외 새로운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은 한동안 포착되지 않고 ‘조용한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정부는 오는 8일까지 원숭이두창을 법정감염병 2급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를 포함해 22종의 감염병이 2급으로 지정돼있다. 2급 감염병의 경우 확진자의 격리가 의무화된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이 유증상 감염자와의 밀접접촉으로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성소수자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했지만 그렇다고 성행위를 통해 옮는 병은 아니고, 호흡기 전파가 가능하지만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방역당국은 우선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자 관리를 강화했다. 입국 시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발열 확인과 건강상태 질문서를 요구하는 등의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감시 체계에도, 잠복기가 있는 감염질환 특성상 모든 감염환자를 입국 시 선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일례로 전파력은 다르지만, 코로나19도 무증상 감염자가 계속 해외에서 들어오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잠복기는 1~14일(평균 4~5일)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2일 기준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812만9000여명 중 3만2897명이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다. 그간 갖가지 검역 시스템을 가동한 것에 비하면 발생 사례 자체는 생각보다 많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감염 후 잠복기가 통상 6~13일, 최장 21일에 달한다. 그래서 해외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입국할 당시에는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주요 증상은 발열·두통 등으로 시작해 2~4주간 전신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난 뒤 대부분 회복된다. 나중에 발열과 두통, 수포가 나타나 신고한다 해도 며칠에서 몇주는 지난 셈이 된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감염돼 잠복기에 증상이 없는 상태로 들어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무증상인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 유입 가능성은 있지만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법정 감염병 지정으로 확진자의 격리가 의무가 되면 확산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게 된다. 해외 일부 국가는 최대 잠복기를 감안해 3주간 격리한다. 당국은 2016년에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체계를 이미 구축해놨다고 설명했다. 진단검사법은 실시간 유전자검사법(Realtime-PCR)으로 100개 정도의 바이러스까지 검출이 가능한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이미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한스 앙리 크루게 WHO 유럽 지역 국장은 "과거 사례들에 대한 조사 결과 유럽에서는 이미 4월 중순에 확실히 발생이 진행 중이었다"면서 "코로나19 규제 해지로 인한 국제 여행과 행사 증가로 인해 빠르고 폭넓게 전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5월 이후 환자들이 보고됐지만 실제 발생 시작은 그보다 빨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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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전에 미국에서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를 관상용으로 수입하면서 아이들이 걸린 사례가 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도 있고, 잠복기도 3주로 길고 빠르게 전파되기보다는 은밀하게 나타나고 있어 우리나라도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