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메타버스' 선거운동도 눈길

선거캠프·정책 공약 등 메타버스서 진행..."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수단"

인터넷입력 :2022/05/31 08:29    수정: 2022/05/31 08:38

미래 먹거리 핵심 산업으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넘어, 또 다른 자아를 통해 사회, 경제, 문화 활동 등이 가능하게끔 한 가상공간이다. 근래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에 올라타며,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은 정치권에서도 불고 있다. 올 초 치러진 대통령선거 후보들 사이에서 메타버스가 쓰인 데 이어, 다음 달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선거)를 앞두고도 선거 도구로 활용돼 유권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타버스 주 사용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아바타로 구현한 '위키윤', 'AI 재밍'. (사진=유튜브 '윤석열' '이재명')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선 메타버스 바람이 불었다. 후보자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메타버스 핵심 기술로 꼽히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 인공지능(AI) 아바타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딥페이크는 AI 기술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사진이나 영상에 합성한 편집물이다.

윤 대통령은 ‘위키윤’으로 불린 이 아바타로 국민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등 소통을 이어갔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아바타 ‘명탐정 이재봇’과 'AI 재밍'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직방의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폴리스(현재명 소마)와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에선 대선 후보 경선 토론과 출마 선언, 팬미팅 등이 진행되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엔 이재명 후보 선거 사무소인 ‘명타버스(이재명+메타버스)’가 개관했고, 윤 후보 선거 유세가 제페토에서 잇따랐다.

(사진=유튜브 '오세훈TV')

이틀 앞둔 6·1선거 후보들 사이에서도, 대선 때와 비슷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선거 슬로건인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가상현실로 구현했다. 지난 23일엔 메타버스 선거캠프 ‘쭌스랜드’를 개소했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어반루프·북항재개발 등 부산의 미래 모습을 메타버스에서 그려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메타버스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오 후보는 선거 캠프를 비롯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빛섬 ▲서울아레나 ▲제2세종문화회관 ▲서울아레나를 메타버스 세계에 마련했다. 이곳에선 2025년 완공 예정인 제2세종문화회관과 서울아레나의 모습을 미리 접할 수 있다.

박윤국 더불어민주당 포천시장 후보는 제페토에서 선거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 후보의 선거 포스터, 동영상 등이 담겼으며, 정책 공약과 성과를 메타버스에서 세밀히 살펴볼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향후 메타버스 확장 방향도 내놨다. 오세훈 후보는 서울 26번째 구(區)를 메타버스에 조성한다고 밝혔다. 실제 거주지와 관계없이, 메타버스에서 디지털 서울시민권을 부여하고 사이버공무원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는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메타시티 성남’ 프로젝트로, 실재하는 도시 성남을 메타버스로 만들어, MZ세대에게 창업 기회 등을 주겠단 계획이다. 시공간 제약 없이, 성남시민 모두 접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 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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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메타버스를 곁들인 이런 추세는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선거운동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 선거전은 정치인들이 신산업을 수용할 수 있단 모습을 공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적 차원, 또 하나는 정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수단으로서 역할 두 가지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