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여사 "가족 모두 흩어져…두달 반 남편 못 봐"

젤렌스키 대통령과 동반 인터뷰…침공 당시 상황 전해

인터넷입력 :2022/05/23 13:30

온라인이슈팀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우리 가족은 두 달 반 동안 젤렌스키를 보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을 이같이 털어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그의 아내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ICTV 인터뷰에 출연한 모습(ICTV 방송화면 캡처). © 뉴스1

22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젤렌스카 여사가 전날 우크라이나 ICTV에 출연해 공동으로 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이들이 함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두 번째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다른 수백만 가구와 마찬가지로 우리 가족을 갈기갈기 찢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2월24일 이상한 소음에서 깨어났을 때 남편은 내 옆에 없었다. 이미 깨어 있던 그는 옆방에서 양복을 입고 있었다"며 "남편은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러시아의 침공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젤렌스카 여사와 젤렌스키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시나리오 작가인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질 바이든 여사가 지난 8일 어머니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목격됐다.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지금도 사이렌이 울리는 전시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다"며 바이든 여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카 여사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로 전화 통화로만 연락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카 여사와 두 자녀는 안전을 위해 은신처에 숨어있는 상태다.

젤렌스카 여사는 "남편은 직장에 산다. 두 달 반 동안 남편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아무도 내 남편을 내게서 빼앗을 수는 없다. 전쟁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초기에 자신을 러시아의 '표적 1호', 자신의 가족은 '표적 2호'라고 표현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탈출을 거부하고, 거의 매일 밤 화상 연설 등을 통해 전 세계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그래미 시상식과 칸 국제영화제를 포함해 다양한 행사에 온라인으로 등장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합동 TV 인터뷰를 '데이트'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남편과 함께 출연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TV 데이트를 해줘서 고맙다"는 농담도 던졌다.

러시아는 무난히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초기 예측과 달리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수도 키이우 점령은 물론 돈바스 지역도 장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승전 가능성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군대 중 하나를 격파했다"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끝난 뒤 임금 불평등 등과 같은 우크라이나 여성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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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승리 후 우리는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영웅적인 모습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