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정부 IPEF 가입 '긍정적'..."中 경제 보복 우려 낮아"

정부 "반도체·청정에너지·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中 경제협력 공고히"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5/19 16:47    수정: 2022/05/19 17:19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산업계와 학계는 IPEF 가입으로 인한 중국 반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한국 산업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IPEF 출범 멤버로 참여를 확정했다.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IPEF 참여가 공식 발표된다. IPEF는 오는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 순방 기간에 출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출범 선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가 예상 국가(사진=뉴시스)

IPEF는 인도·태평양 역내 국가 간 포용적이고 유연한 경제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경제안보 협력체이며, 지난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통해 처음으로 제안됐다. 기존 전통적 자유무역협정(FTA)이 시장 개방에 주력했다면 IPEF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의제에 대한 역내 포괄적 경제 협력을 추구한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 및 일부 아세안 국가들이 회원국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IPEF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반중 연대'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또한 한국의 IPEF에 참여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6일 박진 외교부장관과 화상 통화에서 "디커플링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디커플링은 어떤 나라, 또는 지역의 경제가 주위에 있는 다른 나라들이나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흐름과 다른 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아울러 내일(20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을 통해 향후 한국이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에 가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국이 반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25%를 차지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위 10개 품목 중에서 반도체가 전체의 30.8%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학계와 산업계는 한국의 IPEF 가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연구위원은 "IPEF는 전통적인 무역협정이 아니고 새로운 통상 이슈에 대해 규범을 새롭게 세팅하고 논의를 하고자 하는 협의체"라며 "한국이 IPEF 출범국으로 참여해 연대 네트워크에 합류하고 우리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 연구위원은 "일부에서는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보복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과도한 걱정이다"라며 "우리 기업의 수출에 있어서 불이익이 크게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어 "IPEF에 참여한다고 중국과 디커플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미국 또한 중국과 완전한 디커플링을 상정한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이다. 그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를 확정했고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까지 참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중국이 IPEF 참여한다고 해서 모든 참여 국가에 경제 보복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 대표이사는 "경제 확대와 국익 관점에서 한국의 IPEF 가입은 필요하다"며 "각 국가 간의 이해관계들이 조금씩 다른데 중국의 눈치를 보게 되면, 결국 한국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좁아지게 된다. 결국은 경제회복 정책을 펼치는 것이 타당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IPEF는 여러 국가간 네트워크가 얽혀 있기 때문에 당장 중국이 경제 보복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국가 협력을 통한 공급망 확대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정부 또한 IPEF 가입은 중국 배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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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19일 'IPEF 설명자료'를 통해 "IPEF는 포용성과 개방성을 강조하고 있고, 정부도 역내 번영을 위해 IPEF가 포용적이고 열려 있는 경제협력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IPEF 참여 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과 규범의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한 포괄적인 역내 경제협력체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청정에너지·핵심광물 등 공급망 다변화·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