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보험사들의 주요 건전성 지표인 '지급 여력 비율(RBC)'이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들은 자구 노력을 병행하면서도 금리 인상기에 현행 RBC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 국고채 등의 배경으로 주요 대형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모두 하락해 관리에 구멍이 뚫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지급 여력 비율을 의미한다.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비율로, 보험업법상 RBC 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금융위원회로부터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사례가 있는 만큼 보험사들은 RBC 관리에 비상이다.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2021년 말 기준으로 83.3%다.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 중 NH농협생명의 RBC는 전분기 대비 79%p 하락한 131.5%를 기록했다. DB생명은 전분기 대비 18.5%p 하락한 139.14%, 흥국화재는 전분기 대비 8.7%p 내린 146.7%,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등의 RBC비율 역시 각각 61.57%P, 58.51%P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한화손해보험 RBC는 전분기 대비 54.1%p 하락한 122.8%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권고치를 하회한 것이다.
RBC 하락 배경에는 금리 인상과 올 2분기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보험업계는 입을 모았다. 현재 보험사들은 RBC 비율 방어를 위해 자본 확충과 후순위채권 추가 발행에 나서고 있다. 요구 자본(보험금 일시 요청)보다 가용 자본을 늘리기 위한 대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1%p 오르면 RBC 비율은 5%p 가량 하락하는 현상이 있는데, 이러한 배경으로 현재 주요 보험사들 RBC 비율이 일제히 하락해 관련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관계자는 "RBC 제도 보완이 우선적으로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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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일제히 하락하자 금융당국도 비상대책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반적인 RBC 비율 개정 등을 포함한 보험사 건전성 악화에 관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채권 평가 손실 일부를 회계 상 반영하지 않는 방법과 책임 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잉여금 일부를 가용자본으로 환입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안들이 도입이 되면 자본에 대한 평가 방식이 바뀌기 때문에 현재의 RBC 개념은 약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