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 금지를 결정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미 상승한 국제 밀 가격이 더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자영엽자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인도는 밀 국제가격 상승과 올해 자국 내 이상고온으로 인해 밀 작황 부진이 예상된다며 밀 수출 중단을 발표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밀 생산국으로, 수출 중단이 장기화하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밀 가격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지난 1년간 밀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 곡물 시장정보에 따르면 지난 5월13일 기준 국제 밀 가격은 1톤에 433달러로 1년 전 같은 날 258달러와 비교해 약 60% 급등했다.
밀가루를 비롯한 기본 식료품 가격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대다수는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게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규모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밀가루 가격이 너무 올라서 디저트 가격이라도 조금 올려야 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없는 손님이 더 끊기진 않을까 매일매일이 걱정 투성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나모씨도 "밀가루 뿐 아니라 버터와 원두 가격도 올라 가격 전면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도 "한번에 정확하게 책정해서 한번에 올려야지 조금씩 올리면 고객 분들은 계속 가격을 올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조정에 나선 자영업자들도 상당수다.
빵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광화문의 한 카페는 인상된 가격으로 새로운 메뉴판을 준비 중이다. 이 카페 직원 박모씨는 "올해 들어 밀가루 가격이 정말 많이 올랐고 원두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마진이 점점 안 나고 이렇게 팔면 팔아도 팔아도 적자가 날 것 같아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차라리 올리려면 남들 올릴 때 같이 올려야 한다", "요즘은 다들 올려서 소비자도 그러려니 한다" 등 인상 움직임이 감지된다.
또한 향후 가격 인상에 대비해 사재기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4년째 식품 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밀가루 값부터 포장지까지 가게에서 쓰는 건 하나도 안 빼고 싹 다 올랐다"며 "이번 달부터 더 오른다 길래 오르는 품목은 미리 사뒀다. 매출 빼고 다 오른다"고 했다.
한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소상공인이 받는 피해가 커지자 정부도 대응을 마련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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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를 방문해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를 확인하고 "가용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물가 등 민생경제를 조속히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