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 232단 낸드플래시를 올해 말에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시장 1위인 삼성전자 보다 먼저 최대 단수 낸드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마이크론은 12일(현지시간) '인베스터 데이 2022'를 개최하고 메모리 기술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이 공개한 232단 낸드는 3D TLC 타입으로 1Tb(128GB) 용량 확보가 가능하다. 이 칩은 마이크론의 CuA(CMOS under Array) 설계를 기반으로 하며 두개의 낸드 어레이를 구축하는 '더블 스택'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CuA 설계는 메모리의 다이 크기를 크게 줄여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마이크론이 232단 낸드를 계획대로 올해 말에 양산한다면 단수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낸드 단수를 기록하게 된다. 이는 낸드 업계 1위인 삼성전자 보다 앞서게 되는 셈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020년 11월에도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최신 낸드 기술은 128단이며, 올해 176단 V7 낸드 양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양사의 적층 기술에서는 차이가 크다. 마이크론은 '더블 스택' 공정 기술을 사용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싱글 스택' 기술을 사용한다.
낸드 적층 기술은 가장 아래에 있는 셀과 맨 위층에 있는 셀을 하나의 묶음(구멍 1개)으로 만든 싱글 스택과 묶음 두 개를 하나로 합친 더블 스택으로 나뉜다. 셀을 묶는 구멍을 적게 뚫을 수록 데이터 손실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싱글 스택은 더블 스택 보다 우수한 기술로 평가된다.
마이크론을 의식한 듯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이미 200단이 넘는 8세대 V낸드 동작 칩을 확보한 상황이다"라며 "시장 상황과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적기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송재혁 삼성전자 플래시 개발실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한 번에 100단 이상을 쌓고 10억개가 넘는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싱글스택 에칭' 기술력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다"라며 "향후 높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초고단으로 갈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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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2월 마이크론에 이어 두 번째로 176단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연내에 176단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 이후 지금까지 낸드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3.1%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연이어 키옥시아(19.2%), 웨스턴디지털(14.2%), SK하이닉스(14.1%), 마이크론(10.2%) 순으로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