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재택 및 비대면 근무가 확산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원격의 편리함을 맛 본 직장인들은 펜데믹 이후에도 재택 근무를 원하고 있다. 국내 대표 IT기업 네이버는 최근 직원들이 주 5일 재택 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했고,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재택 근무 확산을 하나의 트렌드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비대면 근무 확산에 따라 IT프리랜서(e랜서)와 프리랜서가 새로운 직업으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오는 15일 창립 22주년을 맞는 이랜서(대표 박우진)는 프리랜서 중 IT분야 전문 프리랜서 기업이다. 개발·모바일·디자인·기획·엔지니어링 등 IT 관련 프로젝트가 필요한 고객사와 이를 수행할 전문 프리랜서를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박우진 이랜서 대표는 "프리랜서 400만 시대다. 경제활동인구 100명중 14명이 프리랜서"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프리랜서 성장세는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IT 기술 발전과 인식 변화에 따라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의 등장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IT서비스 제공을 기반으로 2000년 5월에 설립된 이랜서는 프리랜서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검증된 프리랜서 플랫폼을 운영 및 관리하면서 시장을 개척해 왔다.
지금까지 이랜서가 수행한 총 프로젝트 수는 약 4만9천 건에 달한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프리랜서 인력풀은 39만 명으로 업계 1위다. 회사 이름 이랜서(eLancer)는 일렉트로닉(Electronic)과 프리랜서(Freelancer)의 합성어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프리랜서를 뜻한다.
'eLancer'라는 말은 1988년 MIT 토마스 말론(Thomas W.Malone) 교수가 '이랜스 경제의 태동(The Dawn of eLance Economy)'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당시 말론 교수는 정보통신 시대가 발전하면 미래 노동자의 모습이 특정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자유롭게 옮겨 다니는 독립자유계약자, 즉 이랜서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대표는 "토마스 말론 교수가 말한 이랜서가 향후 경제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 확신하고 이 분야 서비스를 사업화하고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 프리랜서와 프로젝트 맞춤형 연결...누적액 7300억원 달해
일시적 혹은 단기적 업무를 맡아줄 프리랜서를 기업이 선호하고 있으며, 팬데믹(코로나19) 이후 더 가속화하고 있다는게 이랜서 판단이다. 이랜서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재와 단기, 비정기적 업무가 필요한 고객사를 연결하는 '브릿지(다리)' 역할을 지난 22년간 수행, 이를 누적 금약으로 환산하면 7300억원에 달한다.
■ 사업 초기엔 남성이 80%...지금은 여성이 60%로 더 많아
이랜서 설립 초기만해도 국내 프리랜서의 80%가 남성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여성 비율이 점차 늘면서 6:4로 역전, 여성 비율이 더 높다. 박 대표는 "능력과 경험이 풍부하지만 결혼, 육아 등 현실적 문제로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다수의 여성이 프리랜서로 많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오직 능력으로만 검증받고 인정받는 시장이 프리랜서 시장이다. 기업과 개인에 모두에게 프리랜서 시장은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이랜서는 교육 사업에도 진출했다. 2020년 2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전문 여성 인력 양성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교육은 오는 6월 다시 시작한다.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로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프로젝트 중심으로 바뀌는 산업계 변화에 따라 여성이 프리랜서로 진출할 수 있게 지원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꼼꼼하고 꾸준하다는 장점이 발휘돼 여성들이 전문 분야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자아실현을 해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프리랜서에 협업 문화 전파...ECS153 1호점 개설하고 2호, 3호점도 준비
프리랜서는 보통 단독으로 일한다. 하지만 일 할때는 협업이 필수다. 이에 이랜서는 개발자들에게 협업과 협동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서울 선릉역 근처에 'ECS153'라는 공유사무실을 마련, 오픈했다. 이랜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들이 자유롭게 이 곳에 나와 회의 등 업무를 하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협업해 함께 수주할 수도 있다. 또 사무공간이 필요한 IT 분야 초기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게 스타트업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입주를 원하는 기업은 이랜서 홈페이지에서 상시 신청할 수 있는데 현재 1호점은 수용 인원이 다 찼다. 이에 이랜서는 선릉역에 이어 강남역 부근에 ‘ECS153’ 2호 개점을 준비 중인데, 강북 지역에 3호점도 만들 계획이다.
지난 20년간 프리랜서 사업을 선도해온 이랜서의 향후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IT 분야 전문 프리랜서 시장을 키우기 위해 그동안 많은 연구와 경험을 쌓아왔다"며 "앞으로 세계로 시야를 넓혀 글로벌 플랫폼이 되고 싶다. 일본에 지사를 세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IT 피플& 트렌드 전문 유튜브채널 T1530도 운영
이랜서는 지난 20여년간 축적한 IT인재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콘텐츠 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T1530'이라는 IT전문 유튜브 채널도 개설, 시선을 받고 있다. '오후 3시 30분의 애프터눈 티 타임'처럼 IT인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살롱을 지향하는 온·오프 공간이다.
첫 기획 시리즈로 IT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들의 일과 생활 이야기를 인터뷰 동영상으로 연재,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창업자, CEO, CTO, CDO, 대기업 개발자 등이 출연했다.
IT 피플&트렌드(People & Trend) 전문 유튜브 채널을 지향하는 'T1530'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이사장 안혜연)과 함께 현재 IT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IT인 롤모델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커리어 노하우를 직접 들어보는 ‘여성IT리더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 이달 중순부터 내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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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는 안혜연 WISET 이사장편을 시작으로 업계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리더들로 이어진다. 안혜연 이사장은 T1530 인터뷰에서 "IT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여성리더들을 발굴하고 롤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앞으로 WISET은 IT분야에서 여성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우진 대표는 "기술이 중시되는 IT업계도 결국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정리하던 중 여성IT리더 발굴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WISET과 함께 이러한 시리즈를 제작하게 됐다"면서 "이달 중순부터 시작할 '여성 IT리더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업계 여성 재직자, 경력단절자, 그리고 이공계 여학생들이 리더로 나아갈 수 있는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