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TMI] 차량 100대로 시동 건 쏘카...다음 목적지는 '코스피'

5천억원가량 누적 투자금 토대로 외형확장·기술 확보…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목표

인터넷입력 :2022/05/13 07:39    수정: 2022/05/13 16:44

비대면 문화가 일상생활에 스며들면서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유망 플랫폼 기업을 선별해 창업 배경과 성장 과정, 전망 등을 '플랫폼 TMI' 코너를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편집자주]

쏘카는 카셰어링 서비스 플랫폼이다. 굳이 차를 보유하지 않아도 누구나 ‘쏘카존’에서 차를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누적 회원은 약 800만명, 차량 2만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간 5천억원 가까운 투자금을 활용해 몸집을 키우고, 기술도 보완했다. 이젠 증권시장 입성만 남았다. 기업가치는 2조~3조원으로 평가된다.

2011년 제주서 시동 건 쏘카, 매출 연신 성장곡선 그려

2011년 제주에서 시동을 건 쏘카는 설립한지 햇수로 12년째다.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출신의 김지만 전 쏘카 대표가 창업했다. 다음 재직 당시 김지만 창업주의 제주 생활이 쏘카 시작점이었다.

차량 100대로 출발했다. 2014년 매출액 100억원대 진입에 성공, 전년 대비 494% 성장세를 보였다. 2015~2016년 매출은 순서대로 약 448억원, 907억원. 2017년 매출 1천억원, 2019년 2천억원을 웃돌았다. 작년 매출은 2천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영업손실은 21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재작년(430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출범 12년차…'5명' 대표 교체, '5천억원'가량 누적 투자금 

성장곡선을 그려가면서, 수장 변경 등 내외부 변화가 있었다. 김지만 창업주가 물러나고 2016~2018년 이재용, 조정열 전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2018년 쏘카 창업 재원을 지원하고,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이재웅 전 대표에게 바통이 넘겨졌다. 현재 쏘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재욱 대표와 이정행 타다 대표가 공동 창업한 브이씨엔씨(VCNC)도 이때 인수했다.

부침을 겪기도 했다. VCNC를 장착한 쏘카는 승객에게 기사를 알선해주는 승차공유 서비스(타다)를 선보였지만, 택시업계 반발과 함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 제정으로 인해 재작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타다 서비스 중지 후 본업을 단단히 한 쏘카는 월단위 계약 서비스인 ‘쏘카 플랜’을 내놓는 등 내실 다지기에 전념했다.

재빨리 사업 재정비에 성공한 쏘카는 SK그룹,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이어, 일본 소프트뱅크 벤처스 등으로부터 510억원을, 벤처캐피탈(VC) 송현인베스트먼트와 SG PE로부터 600억원을 각각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자금 수혈 당시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평가돼, 모빌리티 플랫폼 최초로 ‘유니콘’에 올랐다. 여기에 올 초 롯데가 지원군으로 나섰다. 지지난달 롯데렌털은 쏘카 지분 13.9%를 1천832억원에 인수했다. 누적 투자금은 5천억원을 웃돈다.

카셰어링 넘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스트리밍 모빌리티' 구축 

쏘카 지향점은 카셰어링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이다. 박재욱 대표는 작년 12월 창립 10주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동 수단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며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를 혁신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그린 방향은 이렇다. 쏘카 고객은 이동 중 자유롭게 음식을 주문하고, 자율주행을 활용해 원하는 시간에 차량을 대여한다. 비행기, 기차에 탑승하기 전 쏘카 차량 내에서 좌석을 예매할 수도 있다. 주차와 숙박 예약 등도 가능해진다. ‘스트리밍 모빌리티’ 세상으로, 진일보한 모빌리티 '슈퍼앱'으로 거듭나겠단 시나리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잇단 인수로 외형확장·'FMS' 기술 확보

회사는 다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구상을 구체화했다. 주차 플랫폼 모두의 주차장을 운영하는 모두컴퍼니와 공유 퍼스널모빌리티(PM) 플랫폼 일레클 운영사 나인투원을 작년 말 차례로 사들였다. 박 대표 말대로,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외형확장을 시작한 것.

2만대에 달하는 차량 운영 역량과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FMS(Fleet Management system) 솔루션도 확보해, 성장 동력을 갖추기도 했다. 쏘카는 올 초 현대글로비스, 롯데지주와 차례로 업무협약을 맺고 FMS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 출사표를 던진 회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과정을 거쳐, 상반기 내 코스피에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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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시 침체 영향으로 토종 앱스토어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이 잇따라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 가운데, 쏘카 역시 외부 상황에 맞춰 상장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쉴더스도 근래 상장 취소를 결정했다. 

쏘카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주관사, 투자사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